지난 9일 강원도 화천 양돈농장에서 ASF가 확진되면서 한돈산업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특히나 경기·강원 북부지역의 양돈농장의 충격은 더 컸습니다. 이들은 ASF 확산도 문제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또 어떠한 강화된 방역정책을 들고 나올지 우려섞인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되었습니다.
9일 확진 당일 농식품부는 경기·강원 지역 지자체 축산과에 '멧돼지 방역대(10km) 농장 방역관리 강화방안'을 내려 보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11일 농식품부의 보도자료를 통해 첫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농식품부는 보도자료에서 "야생멧돼지 방역대(양성개체 발견지점 반경 10km) 내 양돈농장(175호) 중 지자체장이 ASF의 발생 우려가 높다고 판단하여 수매를 희망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수매를 실시키로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돼지와사람'이 확인한 이번 희망 수매 강화방안은 구체적으로 ASF 멧돼지가 검출된 지역을 중심으로 10km 방역대에 위치한 철원, 화천, 양구, 춘천, 포천 등 양돈농장 175호를 지정하여 오는 13일까지 희망 수매를 받습니다. 수매에 참여한 농장은 향후 방역상황이 안정된 이후 조속히 입식 절차를 진행합니다.
지역별 대상농장을 보면 포천이 가장 많은 94호이며, 이어 철원이 62호, 화천 17호(실제 12호), 양구와 춘천이 각 1호 등입니다.
이들 양돈농장들은 수매에 참여하지 않을 시에는 보다 강력한 차단방역 조치가 취해집니다.
매주 혈액 검사와 환경 검사가 실시되며, 24시간 운영 농장 초소를 통한 통제도 강화됩니다. 집중소독과 차단방역 특별점검도 이루어지며, 아울러 농장근로자의 농장 밖 외출금지도 실시됩니다.
화천의 미수매 농가는 별도의 보다 강력한 방역조치가 있습니다. 돼지·분뇨 농장 밖 이동이 금지되고 화천 농장에만 출입하는 전용차량을 지정·운행해야 합니다. 결국 앞서 철원에서 진행된 바 있는 고립화 정책이 화천에서 반복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천지역 양돈인들은 현재 '관으로부터 '겁박'과 '압박'을 받고 있다'며 '3주간의 방역예찰 기간 중 돼지·분뇨를 반출하지 않고 최대한 정부의 방역 정책에 동참하고 이후에는 그전과 같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입니다.
화천의 한 양돈농가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멧돼지 사체가 290건이 나왔는데 대부분이 폐사체로 발견한 것이다"라며 "멧돼지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파주·연천 양돈농가도 일년이 넘게 재입식을 못하고 있는데 농장 비우라는 이야기는 우리보고 죽으라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지역 양돈농가는 "ASF 방역이라는 이름하에 농식품부가 농가 말살 정책을 또다시 펴고 있다"라며 "ASF가 농장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정작 농식품부가 농장을 죽이고 있다"며 항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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