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6월부터 돼지고기를 비롯한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를 없애거나 인하하는 조치를 의결했습니다.
이번 정부 결정으로 다음달부터 캐나다산, 멕시코산, 브라질산 등의 돼지고기에 부과되고 있는 22.5~25.0% 관세율은 기존 미국산, 유럽산 돼지고기와 마찬가지로 0%로 조정됩니다. 적용 물량은 앞서 기획재정부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결정한 4만 5천 톤 그대로입니다(관련 기사). 예상되는 관세 미부과 금액은 257억 원입니다. 이는 사실상 수입업자에게 고스란히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 금액입니다.
돼지고기 관세 미부과 금액 257억 원은 고등어, 설탕, 원당 등 다른 6개 할당관세 적용 품목의 미부과 관세액을 모두 합친 금액(196억)보다 많습니다. 심지어 관세 저세율을 적용받는 생강까지 포함한 금액(216억)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상 이번 관세 인하 조치의 핵심이 '돼지고기'인 셈입니다.
정부는 이번 관세율 인하 조치에 대해 "일부 농축수산물의 경우 단기적인 수급불안과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로 최근 가격이 인상되거나 하반기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서민 먹거리부담을 완화하고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인한 연쇄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돼지고기의 경우 정부는 "최근 야외활동·외식 증가로 돼지고기의 수요는 늘어난 반면, 유럽산 수입단가 상승 등으로 공급은 감소하면서 5월 삼겹살 가격은 평년대비 약 17%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관세율 인하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수입량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 등 국내 양돈농가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시장 수급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할당관세 적용물량을 조절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방문해 지난 2년간 사룟값 급등에 따른 농가 경영난 및 이번 할당관세 조치의 부당성을 상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일반 언론사에는 할당관세 조치 철회 관련 보도를 요청하였습니다. 향후 투쟁도 예고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