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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분만사 관리

슬기로운 분만사 관리(3) 절치와 그 영향에 대한 이야기

세바코리아 양돈기술지원팀 이현준 (cevakorea@ceva.com)

[이 글은 세바(CEVA)에서 운영하는 ‘Ceva Swine Health Portal’에 실린 글을 번역 및 편집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 역자 주]

 

 

어린 자돈의 '송곳니(견치)'를 자르는 것을 현장에서는 '견치자르기' 또는 '절치'라고 부른다. 멧돼지와 같이 야생에서 살고 있는 돼지에게 있어서 '송곳니'는 자신을 지키는 '무기'이자, 무언가를 파낼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하지만, 어린 자돈의 경우엔 송곳니로 모돈의 유방에 상처를 주어 심하면 모돈이 수유거부를 일으키기도 하며, 육성·비육돈의 경우엔 돼지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데 송곳니를 사용할 수 있다. 번식돈(특히, 웅돈) 같이 연령과 몸집이 큰 돼지의 경우엔 송곳니가 현장 관리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아마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과거부터 어린 포유자돈을 대상으로 절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단미(꼬리자르기), 철분주사과 함께 일상적으로 절치를 실시하였다. 하지만, 자돈의 스트레스와 초유섭취 및 포유를 위해서 농장의 선택에 따라 절치를 하지 않는 곳도 꽤 생겨나고 있다.

 

절치는 생후 7일 미만의 포유자돈에 시행되어야 한다. 자돈의 송곳니를 자르기 위해서 클리퍼(전용니퍼), 소독제, 이미 시행된 돼지에 표시를 하기 위한 마커 등이 필요하다.

 

절치의 일반적인 과정과 주의할 점

 

유럽에서 안내하는 절치의 절차는 다음와 같다

 

  1. 자돈을 팔과 몸 사이에 단단히 안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2. 왼손 검지를 이용해 자돈의 입을 벌리고 머리를 잡는다.
  3. 클리퍼(전용니퍼)를 잇몸과 수평하게 위치하면서, 한쪽의 윗 송곳니 끝부터 자른다. 이 때 치아길이의 2/3는 반드시 남겨놓는다. 같은 쪽의 아래 송곳니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
  4. 반대편 쪽 위아래 송곳니도 같은 순서와 방법으로 진행한다.
  5.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끝을 촉진하면서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부분은 없는지 확인한다.

 

절치를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치아를 너무 많이 자르거나 혀, 입술 또는 잇몸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한, 치아가 부서지지 않으며, 깔끔하게 절단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날이 날카로운 클리퍼(전용니퍼)만을 사용해야 한다. 치아 끝 부분만을 잘라내야만 절단면이 신경에 닿지 않고, 더 많은 출혈과 통증,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Gallois et al. 2005).

 

이러한 점 때문에 일부 농장에서는 클리퍼(전용니퍼)를 이용하는 대신 연마기(글라인더)로 치아 끝을 갈아내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클리퍼(전용니퍼)를 사용하는 것과 절차는 동일하나, 몇몇 연구자들은 연마기(글라인더)로 치아 끝을 갈아내는 것이 클리퍼(전용니퍼)를 이용하여 치아를 자르는 것보다 폐사율 개선과 농장성적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Gallois et al. 2005).

 

 

절치의 영향에 대한 연구들

 

농장에서 절치를 실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갓 태어난 자돈의 날카로운 이빨이 모돈의 젖꼭지에 상처를 입힐 수 있고, 어린 자돈들끼리 물고 놀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관한 어떤 연구에 의하면 절치를 하지 않은 자돈들에서 더 많은 피부 병변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증상이 심각하지 않았고, 절치를 한 자돈들과 비교하여서도 모돈의 유두 상처와 성적에서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Gallois et al.2005). 오히려 연구자들은 절치가 자돈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누가 어떻게 절치를 실시했냐에 따라, 자돈의 잇몸과 치아 손상의 정도의 차이가 심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절치에 대한 기술과 숙련도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절치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위 연구와 달리, 호주에서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더 많은 복의 자돈들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절치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에서는 절치를 한 자돈들의 이유체중이 약 200g 증가하고 폐사율이 약4.6%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Holyoake et al., 2004).

 

어떻게 이와 같은 결과를 설명할 수 있을까? 갓 태어난 자돈이 폐사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모돈의 젖을 빨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자돈보다 생시체중이 더 큰, 즉 조금 더 튼튼하게 태어난 포유자돈에게 절치를 실시하게 되면, 이들이 약한 자돈을 공격하거나 밀어내지 않음으로써 작거나 약한 돼지들도 어미젖을 먹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생시체중이 큰 자돈의 송곳니에 선택적인 절치를 실행한 경우에서, 자돈의 폐사율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자돈으로부터 물림으로 인한 피부상처가 적다는 것은 어린 자돈이 포유시기를 무탈하게 지나 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치는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

 

유럽연합 법규(이사회 지침2008/120/EC)에서는 예방을 목적으로 한 일상적인 절치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절치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모돈의 유두 또는 자돈의 얼굴에서 상처가 발견되어야 한다. 단미와 마찬가지로 절치 또한 문제 깊숙이 숨어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만을 억제하는 단편적인 방법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농장들의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절치가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는 없지만, 농장의 필요에 의해 절치가 올바른 기준에 따라 행해져서,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상태라면 계속 시행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세균 감염에 의해 이유 전 또는 이유 후 폐사율의 증가하거나, 관절염 등의 발생이 많아지거나, 자돈들의 불량한 포유상태가 절치로 인한 세균 감염 때문이라는 의심이 든다면, 절치가 위생적으로 올바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앞으로 절치를 하지 않기를 원하거나 이미 중단한 이후에 추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길 원한다면, 적절한 관리 하에서 분만사 포유자돈들에게 충분한 공간과 편안한 바닥을 제공하며 보온구역을 잘 설정해주고, 자돈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포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돈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이 우리가 절치를 고려하게끔 만드는 돼지들의 행동학적 문제들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참고 문헌: CEVA SWINE HEALTH(11 Apr, 2022)

 

 

 

※ 위 기고 내용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사항은 세바코리아 (070. 8277. 4747 / 카카오톡채널: 세바코리아 / cevakorea@ceva.com)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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