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반 언론들의 이슈·속보 경쟁에 한돈산업이 화들짝 놀랄만한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13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일반 언론들은 일제히 '돼지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었습니다. 중앙일보와 한국경제 등 몇몇 언론은 한 발 더 나아가 '돼지고기 먹어도 될까?'라는 추가 제목을 달고 육류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하며 기사를 확대 재생산했습니다. 사실상 공포감을 조장한 것입니다.
소동의 발단은 12일자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기사로부터 출발했습니다. 해당 제목은 'Pigs can be infected with coronavirus, Canadian-US study finds' 입니다. 해석하자면 '캐나다-미국 연구에 따르면 돼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입니다.
해당 기사는 최초 연합뉴스(기사 보기)에 의해 번역되어 소식이 전달되었습니다. 이윽고 다른 신문·방송사들이 이를 토대로 비슷한 기사를 앞다투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최초 보도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기사(바로가기)의 핵심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11일 바이오아카이브에 발표된 논문(바로보기)에 의하면 ①캐나다-미국 연구팀에 의해 실시된 일반 돼지 16마리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공격감염 실험에서 약 30%의 돼지에서 무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항원·항체 검출)이 확인되었다. ②이는 앞서 중국과 독일에서 발표한 '돼지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논문과 반대되는 결과이다. ③고기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도 제기된 가운데 가축에서 사람으로 코로나19가 감염되는 증거(사례)는 아직 없다. ④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논문의 공격실험에서 현실 이상으로 엄청난 양의 바이러스를 사용한 것 자체에 대해 의문 제기하기도 한다.'
비교적 균형을 맞춘 차분한 보도 입니다. 하지만 연합뉴스를 비롯한 상당수의 우리 언론은 육류를 통한 코로나19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된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뉴스로 바꿉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연구와 달리 중국(하얼빈수의연구소)과 독일(FLI)에서 발표한 연구 논문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실제 키우는 동물을 통해 사람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가 없다는 사실도 생략합니다. 신문이 말하고자 한 우려가 실제 발생한 사실이 없음을 알리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기존 실험(중국, 독일)보다 10배 많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공격감염을 시켰다는 언급만 해 일부 과학자들의 실험 설계에 대한 의문은 전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 등 대다수 언론사의 보도와 달리 비교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기사 내용을 비교적 균형있게 전한 언론사는 YTN('돼지도 코로나19 감염..일부는 실험 방식에 의문 제기')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현재 13일 23시 기준 이번 건과 관련되어 생성된 기사는 모두 20여개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들 언론 기사들이 향후 한돈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관련해 대다수 한돈산업 관계자들은 무책임한 보도 행태라며 언론에 대한 수위높은 비난과 함께 산업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코로나19 백신을 연구하고 있는 바이오포아 조선희 박사는 "코로나19가 돼지에 감염되는지 여부는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현재까지 개, 고양이 등에 코로나19가 감염된 실제 사례는 있지만, 이들을 통해 사람으로 전파된 경우는 없어 적어도 사람이 키우는 동물은 감염 희생자이지, 전파원이 아니라고 보는게 일반적인 견해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