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의 돼지 감염 관련 일반 언론의 기사를 계기로 축산 관련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의 대응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우리 일반 언론들은 한 외신 기사를 번역해 소식을 전하며 '돼지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뉴스를 일제히 전했습니다(관련 기사). 일부 언론들은 나아가 '돼지고기 먹어도 될까?'라는 말을 제목에 붙여 사실상 돼지고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조성했습니다.
해당 기사들은 포털에 게시되었고,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에 퍼날려졌습니다. 적지않은 시민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시민은 "돼지들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니 정말 놀랐다. 한편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돼지가 불쌍하다. 얼른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어지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하지만, 적지않은 시민들은 무책임한 보도라는 지적입니다. '생각없이 쓴 기사에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죽는다', '엄한 기사로 농가 피해줄려고 하는냐'는 등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한돈산업 관계자의 반응은 더했습니다. '생각없이 쓴 기사에 양돈농가 다 죽는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돈협회 차원의 확실한 반박자료를 내고 적극적인 대응을 바랐습니다.
그런데 산업 일각에서는 왜 생산자단체가 직접 나서서 대응해야 하는지 이의를 제기합니다. 축산 관련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나 산하 검역본부가 마땅히 우선적으로 대응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돼지와 관련된 이슈인 동시에 코로나19가 인수공통전염병이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정보가 담긴 왜곡된 보도가 있고 이로 인해 돼지고기 소비 하락 등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이 된다면 주무부처가 나서서 사실을 적극적으로 바로잡아야 하는게 옳지않냐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13일 비록 주말이라고 해도 농식품부나 검역본부의 이렇다 할 대응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침묵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 돼지를 포함한 가축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될 때도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와 그리고 검역본부는 이렇다 할 보도자료나 설명자료를 내지 않았습니다. 무대응 입니다. 지난 6월 G4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의 사람 감염 보도와 7월 돼지고기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보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면 적극적으로 대응한 주체는 대한한돈협회(관련 기사)와 대한수의사회(관련 기사) 등 민간 단체들뿐이었습니다. 여하튼 현재로선 이번 이슈에도 같은 상황이 전개될 듯 보입니다. 외로운 싸움입니다.
한 산업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주요 언론 모두를 상대로 기사 정정을 요청하거나 여론 방향을 바꾸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주무부처나 전문기관에서 매번 강 건너 불구경하니 항상 아쉽다"며, "최근 농식품부나 검역본부가 사람-동물-환경을 하나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원헬스(One health)를 강조하는데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