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가운데 30일 느닷없이 중국발 '돼지독감(돼지인플루엔자)가 주요 관심 뉴스로 떠올랐습니다.
▷'대유행' 가능,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또 발칵 - KBS
▷인간도 감염되는 돼지독감, '대유행요소' 다 갖췄다 - SBS
▷설상가상...中서 코로나 이어 '인간전염' 신종 돼지독감 창궐 - 한국경제
▷돌연변이 발생 시 사람간 전염될 수도...中서 신종 돼지독감 발견 - 세계일보
이같은 일이 벌어진 내막을 살펴보면 중국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29일 실은 한 논문(바로보기)과 그리고 이를 소개한 해외 기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이를 번역해 소식을 전한 것입니다.
해당 논문에서 중국농업대학 소속 연구진들은 '중국에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돼지독감(Swine influenza) 바이러스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 왔는데 이 가운데 최근 G4에 속하는 '변종 유라시아 조류독감 유사 H1N1 바이러스(G4 EA H1N1)'가 사람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 유행에 대비, 조기 경보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구진들은 실제 338명의 양돈농장 작업자에 대한 혈액 검사에서 35명(10.4%)이 'G4 EA H1N1'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가 역대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과 슬픔 속에 놓여 있는 가운데 '변종 돼지독감' 뉴스는 또다른 공포로 다가오기 충분합니다. 일반 언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를 기사화하며, 금방이라도 감염·확산될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한돈산업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소식에 우리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 자료를 내지 않았습니다. 다만, 1일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즉각적인 위협이 아니며, 당장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중대본 한명국 검사분석팀장은 '중국 돼지독감' 관련 기자의 질문에 "해당 G4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사람간 감염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고 그래서 ‘당장 문제가 된다', 즉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해당 논문에는 사람에서의 'G4 EA H1N1'에 대한 항체 유무만을 조사하였고, 병원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 전파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 검사분석팀장은 "해당 논문의 결과에 의하면 G4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인 만큼 대유행에 대비한 면밀한 관찰이나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