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경 경기도 소재 모돈 250두 규모의 일괄생산농장에서 모돈의 20%가 폐사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검사 결과 ASF는 아니었다. 그 시기에 한참 유행 하고 있던 'NADC34 유사 바이러스(NADC34-like PRRS, 북미형, 강독형 PRRS)'가 원인이었다.
농장상황
해당농장은 모돈의 20%가 폐사하고 유산율은 50% 이상을 기록했다. 자돈에서는 약 50%의 폐사율을 보였다. 농장에서는 PRRS 백신, 면역요법, 디팝 등의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이후 다행히 모돈들의 번식성적은 비교적 안정이 되었으나 자돈 폐사율은 여전히 5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상황이었다.
2024년 4월에 필자가 방문하였을 당시, 농장에서는 폐쇄돈군(Herd closure) 운영으로 PRRS를 안정화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모돈의 번식성적은 수태율 90%, 분만율 85%, 모돈 두당 평균이유두수 10두로 일반적인 번식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3주령 이유부터 10주령까지 약 40%의 폐사와 약 10%의 위축돈 발생으로 인해, 매월 400두를 이유하지만 200두 이상의 도폐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농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모돈과 자돈의 혈액 및 스왑 샘플을 채취하여 전문병성감정기관에 의뢰하였다. 그 결과, 이유(3주령)로부터 1주일 후인 4주령부터 PRRS 순환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10주령쯤에는 유럽형 PRRS 감염이 추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전형적인 PRRS 복합감염 농장이었다. 순환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PRRS를 유전자 분석한 결과 'NADC34 유사 바이러스'주로 확인이 되었다. 그리고 번식돈군에서의 PRRS 바이러스 순환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적용 프로그램
기본적인 사양관리, 사육환경, 그리고 차단방역 등의 점검과 더불어 백신프로그램을 조정하였다.
- 사독 PRRS 백신(세바, 프로그레시스) 1 ml 접종 (4주령)
- 인모듈렌(민우, 인모듈렌) 1ml 접종(4주령)
- 아미노팜(아미노랩, 가수분해 혈액 유래 면역증강제) 톤당 3kg 수준으로 사료 첨가
- 써코백(세바, 써코백신) 정기 일괄 접종(번식돈)
먼저 PRRS 생독백신(MLV)만을 그동안 자돈에 접종을 하였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하여, 이번에는 사독 PRRS 백신(프로그레시스)을 적용하였다. 생독백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당시의 PRRS 상황을 컨트롤하기 위해, '이종백신전략'을 채택하였고, 이를 통해 PRRS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매개성 면역과 체액성 면역 모두를 효과적으로 자극하여 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자 하였다. 더불어 높은 안전성을 가진 사독백신이기에, 백신주에 의한 바이러스혈증, 백신주의 독성회복, 야외주에 의한 재조합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없어서 부담 없이 사용이 가능했다.
프로그레시스와 더불어 함께 적용한 '인모둘렌'은 대장균 부착인자(섬모, Fimbriae)를 추출하여 만든 비병원성 면역증강제이다. 마크로파지와 같은 면역세포와 싸이토카인 같은 면역물질의 활성을 촉진시켜 병원균에 대한 방어능력을 증진시키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감염이 일어나는 시기를 잘 파악하여 백신 및 치료프로그램과 함께 활용을 하면 질병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아미노팜'은 돼지의 혈액을 효소로 가수분해하여 면역조절 기능을 강화한 사료첨가제이다. 저분자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함량 90% 이상의 단백질과 헴철 및 뉴클레오타이드 등 혈액 유래의 다양한 영영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어, 돼지를 포함한 다양한 축종에서 염증반응을 조절하고 비특이적 면역력 강화를 통해 질병저항성을 증가시키는 효능이 검증되어 있다.
또한 번식돈군과 자돈구간의 PCV2 검사 결과에서 항체가 불균일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모돈에 써코백(세바, 써코백신)을 정기적으로 일괄 접종하기로 하였다.
프로그램 적용 결과
위의 프로그램을 농장에 접목한 결과, 현재(2024년 5월말 기준) 이유두수가 평균 500두로 증가하였으며, 1% 미만의 자돈 도폐사율을 유지하며 상당히 좋은 육성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자돈의 생육상태와 활력도가 매우 증진되고 사료섭취율 등도 매우 좋아져, 농장주가 느끼기에도 만족스러운 자돈 상태를 보이고 있다.
향후 추가적으로 혈청 및 면역검사를 진행할 계획에 있으며, 모돈에도 일괄로 프로그레시스(사독 PPRS 백신)를 접종하는 한편, 분만 2주전 모돈에 인모둘렌을 접종할 계획에 있다.
고찰
결론적으로 'NADC34 유사 바이러스'를 컨트롤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독백신만으로 컨트롤을 시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는 북미형 및 유럽형 PRRS가 혼합 감염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병원성이 매우 강한 PRRS 바이러스주로부터의 위협도 상시 발생하고 있다(Pathogens, 2023, 12, 757).
최근 개발되고 있는 PRRS 백신은 유럽형(PRRS-1)과 북미형(PRRS-2)에 관계없이 면역능(항체)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백신만으로 질병을 완전히 방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번 NADC34 유사 바이러스와 같은 변이 및 강독형 주에 대한 대응으로 생독백신만을 고집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병원체에 대한 대응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병성검사기관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감염이 일어나는 주령을 파악을 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 필드에서 검증된 사독 PRRS 백신, 면역증강제, 사료첨가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PRRS 항원 방어능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매우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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