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돼지에서의 대표적인 제3종 가축전염병인 PED와 PRRS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국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이들 질병에 대한 감염 실태 파악에 본격 나서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PED와 PRRS의 경우 제1종 가축전염병인 구제역과 ASF처럼 발생의심 또는 발생 신고 의무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돼지와사람에 접수되었습니다. 신고 의무가 있다면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지도 궁금해했습니다.
이같은 궁금증에 대해 산업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일부는 '보고 의무사항이 아니며 당연히 보고를 하지 않더라도 처벌은 없다'며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정말일까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PED와 PRRS는 발생(의심) 보고가 의무입니다. 보고하지 않을 경우 처벌이 따를 수 있습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이 그러합니다.
해당 법 11조(죽거나 병든 가축의 신고)에 따르면 가축 소유자 및 계열화사업자, 진단 및 검안한 수의사, 가축을 조사·연구한 대학·연구소, 동물약품 또는 사료판매자 등에게 가축전염병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신고 대상은 ▶병명이 분명하지 아니한 질병으로 죽은 가축 ▶전염성 질병에 걸렸거나 걸렸다고 믿을 만한 역학조사·정밀검사·간이진단키트검사 결과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 등입니다.
법 제55조의 2에서는 이를 어길 시 벌칙을 정하고 있는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법상 신고 대상 질병은 제1종과 제2종, 제3종 등을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확진 전이라도 의심된다면 원칙적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PED와 PRRS의 경우 실제에서는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이 때문에 농장을 중심으로 신고 의무 질병이 아니라거나 신고를 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최소한 이를 유념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의사나 대학·연구소의 경우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엄격한 조사 및 유치장 구금 등 크게 난처한 일을 당한 사례가 있어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질병 전문가에게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농장은 신고를 할 생각이 없는데 진단·검사자에게는 반드시 신고를 유도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한편 PED와 PRRS는 돈단독, TGE, AR(위축성비염) 등과 함께 가축전염병예방법이 아닌 하위 법령(시행규칙)에서 제3종 가축전염병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언제라도 국회를 통한 법 개정 없이 제3종 가축전염병 목록에서 삭제할 수 있습니다.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