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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청년수기]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를 통한 나의 역량과 가치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1기 권채연 (강원대학교)

[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나를 좁은 우리에서 꺼내준 기회

2020년, 20살이 된 저는 대학교에 간다는 기대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무려 2년간 학교에 가지 못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해 동물자원과학과에 진학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던 저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하여 과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아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도 막막했습니다. 아무런 의심없이 그냥 하라는 대로 하는 의미없는 시간이 지나갈 무렵 공부를 하다가 문득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뭘 좋아하는지 스스로 한 번도 질문을 던지지 않은 채 대학 생활의 절반이 흘러갔습니다.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며 3학년을 보내던 중 학과 단톡에 올라온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ESG? 오 재밌겠는데?’, ‘농장실습도 간다고? 기업탐방까지?’ 나는 이게 기회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혼란스러운 나의 진로의 방향을 정해줄 기회.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3월 27일을 시작으로 2023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의 막이 열렸습니다. 발대식 중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교육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정 마인드 셋‘과 ’성장 마인드 셋‘이었습니다. 고정 마인드 셋 은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는 마음이고 성장 마인드 셋은 실패를 성장 의 기회로 바꿔낼 줄 아는 마음가짐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나는 과연 어떤 마인드 셋을 가진 사람인가? 고정? 성장?’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그 덕분에 더 이상 도전이라는 단어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카길 본사에서 진행한 수업으로 축산업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축산업이란 없어서는 안되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여 처음으로 축산학과의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대체불가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훌륭한 축산리더가 돼보자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잊지 못할 경험 ‘농장실습‘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교육과정은 7월 10일부터 2주간 실시한 ‘도뜰 당진 농장’에서 실시한 농장실습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우던 돼지를 처음 보게 되어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농장실습이 시작 되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도뜰 당진 농장은 번식농장으로 자돈을 비육 농장에 위탁을 보내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농장은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후보돈사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돼지농장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시나요? 더럽다. 악취가 난다. 낙후 됐다. 라는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나요? 저 역시도 돼지농장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농장에 도착하고 저는 놀랐습니다. 농장의 입구만 가도 악취가 심할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돈사의 외관을 보는데 튼튼한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었습니다. 돈사 내부는 발전한 환풍 시스템으로 인하여 악취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에어컨이 가동 중이라 시원했습니다.

 

이때부터 걱정이 사라지고 신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첫날엔 농장 견학을 하였습니다. 돈사의 내부 구조, 환풍 시스템, 에어컨 시스템, 분뇨 처리 시스템까지 농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농장의 도로를 포장하면 사람이 다니기도 차가 다니기도 편할텐데 왜 안하셨는지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도로를 포장하면 온도가 올라가 돼지가 덥다고 느껴질 수 있어 포장을 안 했다고 하셨습니다. 일하는 사람보다 돼지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농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대단하시다 는 생각했습니다.

 

다들 “축산업이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라는 말을 들어본 경험이 있지 않나요? 저 역시도 이 이야기를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들었습니 다. 농장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농장에서 발생하는 분뇨라고 생각했습니다.

 

도뜰 농장에는 자체 적인 분뇨 처리장이 있었습니다. 고형물과 액체를 분리해내 액체는 오존살균을 통하여 방류를 하고 있고, 고형물은 비료로 만들어 주변 농가에 필요하신 분들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형식으로 분뇨를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분으로 만든 비료는 다들 냄새가 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대로 처리를 한다면 전혀 냄새가 안나고 농작물은 잘 자라는 훌륭한 비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 농가에서 한번 사용해보시고 농작물이 너무 잘 자라 매년 비료를 받아 간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분뇨 처리장에 방문했는데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미생물만을 이용하여 분뇨를 처리하여 비료와 방류가능한 물로 처리한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다음날부터 저는 본격적으로 농장일을 시작했습니다. 분만사에 일하며 태어나는 돼지를 받고 양수를 닦아주고 보온등 아래에 놓았습니다. 그 외에 송곳니를 제거하는 견치, 거세, 이각 등을 배우며 분만사 일을 보조했습니다. 3주가 된 자돈들을 자돈사로 보내는 일까지 하였습니다. 돼지가 태어나서부터 이유를 할 때까지의 모습을 보며 분만사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분만사에서 일하며 놀랐던 점이 있습니다. 한 복당 14~2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이 낳다 보니 죽어서 태어나는 새끼 돼지, 약하게 태어나 도태되는 새끼, 모돈에게 압사되는 새끼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분만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섬세하게 관찰하고 사람이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어야 폐사율을 낮출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분만사의 일을 배우고 난 후 저는 임신사로 이동하였습니다. 임신사는 주로 인공수정을 하는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돼지의 질에 정액 주입기를 삽입하고 정액을 주입하는 업무를 하였습니다. 인공수정을 한 후 3주가 지난 돼지의 초음파를 보며 임신한 개체를 확인하였습니다.

 

돼지 농장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해 배우며 짧고도 긴 2주가 지나갔습니다. 농장일은 단순한 작업이 많을 거라는 제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전문적이고 섬세한 작업이 주로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농장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축산업계 인재들이 많이 유입돼야 대한민국 축산업이 발전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를 통하여 느낀점

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늘 익숙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 따라 도전을 두려워했습니다. 발전을 하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까 막막했습니다. 책을 읽어도 보고, 일기도 써보고 운동도 하며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을 했습니다.

 

그러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라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차축아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또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던 저는 어느샌가 처음 보는 분에게 말을 걸며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전혀 어색함 없이 대화를 나누는 저의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단순히 동물을 좋아해서 축산학과에 진학한 저는 사실 축산학과를 다니면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가득했습니다. 고민 중 알게 된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는 저에게 축산업계가 얼마나 큰 시장인지, 그들이 우리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농장 실습이 끝난 후 왜 ‘대한민국 축산학과 학생들이 농장에 취업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농장에 실습을 가기 전 저는 ‘농장은 더럽고 악취가 많이 난다.‘라고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농장 방문 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분뇨가 함께하는 공간이라 어느 정도의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발전한 환풍시설과 기술로 인하여 악취가 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축산기술의 발전으로 ICT 기술이 도입되면서 사람이 보다 일하기 편한 농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만 인식이 아직은 긍정적이지 않아 유입 이 적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인식을 바꾸는 일이 축산학과인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산업계는 무궁무진한 발전이 진행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 다. 그 발전을 함께 할 ’권채연‘이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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