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관련 기사).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및 카길애그리퓨리나, 수기 작성자 등의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아카데미와 첫 만남
이전에 다니던 전공이 나와 맞지 않아 지난해에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동물생명자원과학과로 편입을 하였다. 하지만 편입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다. 학교에 아는 사람도 없고 오로지 조교 선생님과 교수님께만 의지해 면담하고 관련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제대로 적응도 하지 못한 채 3학년을 마치고 4학년 여름방학이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학과 단톡방에서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차축아)’ 모집 공고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안 그래도 편입해서 축산 분야의 다양한 취업 정보를 얻기도 힘들고 이에 대한 고민도 많았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그래서 바로 전화로 문의드리고 신청했다. ‘차축아’ 모집 공고 포스터에는 글로벌 대기업 카길애그리퓨리나에서 이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많이 준비하신 것처럼 보였다. 축산업 인식 해소와 일 경험도 겪게 해주고 심지어 우수 수료자에게는 채용 연계 기회도 주어진다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아카데미를 통한 다양한 강의
‘차축아’ 2기 참여자로 선정이 된 후, 기다리던 발대식 날이 다가왔다. 카길애그리퓨리나의 평택 공장에서 발대식이 시작됐다. 카길 상무님께서 안전을 매우 강조하신 덕분에 재난 상황이 발생 시, 어디로 대피하면 되는지 미리 비상구의 위치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안전 서약 후, 공장 투어를 했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카길 평택 공장은 방역상으로도 위치가 아주 적합했다. 가축 전염병이 발생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 위치했다.
온라인 교육에서는 카길 이일석 이사님의 양돈장 환기시설에 대한 내용을 배웠다. 돼지 농장에 있는 대부분의 환기시설은 사실 멍텅구리 환기시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나도 이일석 이사님처럼 농장주님께 제대로 된 환기시설을 설치하시는 것을 권유드리고 설득하고 싶었다. 그리고 ‘돈심보감’에서 우리나라 지형과 기후에 맞는 양돈장 환경 시설 설치와 사양 관리의 중요성도 배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으로 스마트 축산 ICT 교육도 받았다. 요새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축산도 이제 스마트 바람이 났다. 몇몇 스마트 축산 기업 강의를 들었다. 분만하는 모돈의 실시간 알람 울림, 섭취한 사료의 양, 압사 감지 시스템 등을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돼지를 잘 돌보고 밥 잘 주고 물 잘 주면 되는지 알았는데 손길이 많이 가는 동물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동물복지 강의를 오프라인으로 채식 급식을 시행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동물복지’, ‘채식’ 이런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할 수 있다. 이것은 축산업계에서 아주 예민한 주제인데도 우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시고 앞으로의 축산업 발전 방향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드렸다.
채식 관련 업계도 성장하고 있지만 육류 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축산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웠다. 또한, 같이 실습 한 두 명의 친구들과 ‘양돈업 발전을 위한 청년 인재 확보 및 육성 방안’에 대한 주제로 발표 준비했다. 각자 다른 학교라서 소통이 잘 안될까 봐 걱정했지만 단톡방에서 꾸준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서로 의견도 내줘서 덕분에 무사히 발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우물안 개구리가 자연도태 될 뻔한 썰
천안에 있는 진왕영농조합법인으로 두 명의 친구들과 같이 2주 동안 실습을 다녀왔다. 분만사, 임신사, 자돈사 순서로 실습 했는데 그 중에서 임신사가 기억에 남는다. 평소에 체력이 약한데 임신사에서 1만~2만 걸음을 뛰고 걸으니까 체력이 눈에 띄게 아주 좋아졌으며, 체중도 약 1.5kg 증량했다. 농장주님께서 나는 돼지농장이 체질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원래 일요일에는 휴무이다. 하지만 꿈에 돼지 울음소리가 들리고 실습 후 집에 돌아가면 돼지 보고 싶을 것 같아 나만 따로 일요일에도 농장에 나와 실습 했다. 정말 행복했다. 언제 또 이런 소중한 경험을 겪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싶었다.
그리고 ‘차축아’에 참여하는 동안 전국 축산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오프라인 교육이 있는 날에는 일찍 도착해서 친구들과 같이 점심도 먹으면서 서로 진로 고민을 나누고 위로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과 소중한 인연이 되어서 ‘차축아’를 수료하고 나서도 오래오래 친하게 지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또한, 축산 선도 기업 탐방을 전국 방방곡곡 다니면서 우리나라 전역에 훌륭한 축산 기업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축아’에 신청하기 전에 채용공고를 검색할 때,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으로 지역 선택해서 찾아봤다. 하지만 이제는 아예 전국으로 지역 선택을 하고 찾아본다.
집 근처를 떠나고 싶지 않았는데 기업 탐방한 후에는 좋은 축산 기업이 있다면 멀어도 이력서를 지원해볼 마음이 생겼다. 사실 기업 탐방 한 곳들 중에 입사하고 싶은 곳이 있다. 이렇게 우물 안의 개구리가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고 있다. 하마터면 우물 안에서 아무도 모르게 자연도태 될 뻔했다. 돌아보니 3개월이라는 기간이 짧았다. 여름방학에 시작해서 벌써 겨울이 왔다. 아쉽다. 다음 기수에도 지원하고 싶은 솔직한 마음이다.
고마운 축산리더 아카데미
사실 어릴 때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돼지 농장에서 일 경험을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가족들과 함께 걱정했다. 하지만 이런 걱정과는 달리 무탈하게 실습을 잘 마쳤다. 심지어 실습 간 돼지 농장에서 몇 번 칭찬도 받았다.
그래서 혹시라도 건강상의 문제로 축산 농장에서 일하시는 것을 염려하시는 분들께서 계신다면 걱정 마시고 ‘차축아’에 참여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다. 이번 겨울방학에 심장 초음파 검사 받으러 병원에 갈 예정인데 그날 의사 선생님께 돼지 농장에서 실습하고 돌아왔다고 말씀드릴 것이다. 그러면 의사 선생님께서 지금 심장병으로 치료 중인 환자분들께 성인이 된 심장 수술 생존자가 돼지 농장 실습을 다녀올 정도로 많이 회복이 되었다고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한 자리에서 전국 축산대 학생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차축아’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평생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축산 선도 기업 탐방과 축산 농장 일 경험, 세계 곡물 기업 1위인 카길애그리퓨리나 공장 투어 그리고 축산의 좋지 않은 인식 해소를 원한다면 ‘차축아’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아주 많다. 먼저, 카길애그리퓨리나 박필규 상무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2박 3일 축산 선도 기업 탐방 기간 동안 각 기업마다 소개해주시고 인솔해주셨으며, 안전을 위해 신경 써주셨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 특강마다 강연자 소개와 진행을 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님께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학생들이 출석률이 높은지 수시로 확인해주시고 양돈장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해주시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 제조 혁신 협회에서 사무국장님, 차장님, 팀장님, 멘토님들과 대리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모두들 덕분에 우물 안의 개구리가 결국 자연도태 되지 않았다.
이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과연 누가 참여 안 할까 싶다. ‘차축아’는정말 매력이 흘러넘치는 프로그램이다. 축산 전공자의 일 경험도 시켜주고 축산 선도 기업 탐방과 시대에 맞는 ICT 교육도 재미있게 준비해주셨기 때문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도 살렸으며, 사람도 여럿 살리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차축아’에 참여하는 것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여하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차축아’의 4 기, 5기, 6기 쭉 꾸준히 신청자가 많아서 차세대 축산리더를 양성할 수 있기를 바라고 발전을 기원한다. ‘차축아’ 1기~3기 프로그램의 마지막 일정인 최종 성과 보고회와 수료식만을 남기고 있는데 몇 달간 정말 행복했고 소중한 친구들도 많이 생겨서 재미있었고 뜻깊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축산업 발전을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분들 덕분에 우리들이 보다 더 수월하게 차세대 축산리더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