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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청년수기] 성장에 성장을 더했던 소중한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차세대축산리더아카데미 1기 이아림 (경상국립대학교)

[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차축아를 만나기 전의 나

저는 큰 뜻 없이 축산학과에 온 학생이었습니다. 승계할 농장도, 고등학생 때부터 축산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닌 ‘얼떨결에 축산학과에 입학한 학생’이었습니다.

 

2021년,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전과 및 편입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미래 산업이라는 말이 판칠 때 “축산”이라는 분야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겁이 많았던 저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수동적인 자세로 1학년을 보내게 됩니다.

 

2022년, 2학년인 저는 제대로 된 전공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축을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축산업에 큰 확신이 있으셨던 교수님들의 영향으로 축산에 대한 작은 확신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졸업만 한다면 돈벌이는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졸업만 급급했던 그 당시의 저는 성적에만 몰두하는 학생일 뿐이었답니다. 

 

2023년, 축산에 대한 관심과 확신이 어느 정도 생긴 후 3학년이 되었습니다. 취업을 위해선 성적뿐 아니라 대외활동이 필요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를 통해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당시 단순한 “대외활동”이 필요했던 저는 큰 고민 없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차축아와 첫 만남 그리고 나의 첫 번째 성장

2023년 3월 27일, 천안 우정 개발원에서 발대식이 이루어졌습니다. 발대식에선 앞으로의 일정과 축산업에 몸 담그고 계셨던 여러 선배님들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미래 축산인으로서 선배님들께서 닦아 놓은 길을 지키고 더 발전시키고 싶어 가슴 한켠이 뜨거워졌습니다.

 

발대식 두 번째 날에 방문했던 평택 카길 공장에서 갓 만들어진 따뜻한 사료를 손에 쥐었던 기억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발대식은 또한 처음으로 전국의 미래 축산인을 만나는 기회였습니다. 다양한 배경과 꿈을 가진 동기들을 보며 물 흘러가듯 시간을 보내면 안 되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발대식 이후 이 아카데미를 향한 제 자세가 달라졌습니다. 

 

8번의 오프라인 교육, 5번의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교 정규 교육과정 보다 더 깊고 자세한 축산업에 대해 배웠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교육을 받기 위해선 새벽 5시에 일어나 첫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지만 지치거나 힘들지 않았고 매 교육이 기대되고 설렜습니다.

 

아르바이트 시간을 조정해서라도 꼭 참여하고자 했고, 교육을 듣는 저의 눈빛은 항상 불타올랐습니다. 여러 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축산업에 큰 관심이 생겼고, 학부생인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끊임없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농촌진흥청에서 개최한 “탄소중립 실천 농업 분야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에 축산학과 동기 2명과 함께 참여하였고, ‘가축사육 등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흡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분야에서 미이용 산림자원을 이용한 바이오필터, 소 반추위 특성을 이용한 개별 사료 급이기 등의 3개의 아이디어들을 제출하였습니다. 비록 아쉬운 결과를 얻었지만, 수동적이었던 제가 진취적인 자세로 도전을 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농장 실습 그리고 나의 두 번째 성장

천안에 위치한 ‘진왕 농장’에서 2주간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농장에 도착했을 땐 흔히 말하는 돼지 냄새가 나긴 했지만,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릴 정도는 아니어서 신기했습니다.

 

돈사의 문을 열었을 땐 환기 시스템과 음압(돈사 내의 공기밀도를 의도적으로 낮게 만들어 문을 열면 비교적 밀도가 높은 밖의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인해 냄새도 덜 났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쾌적했습니다.

 

진왕 농장은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농장 사정으로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임신사에서 근무해야 했습니다. 임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발정을 확인하여 종부를 시키는 것인데 전문적인 일이라 실습생인 저희는 돼지의 분변을 치우는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분변을 치우는 일 외에도 암컷에 카뎁터 삽입, 카뎁터를 이용한 정액 주입, 돼지 이동 등도 했지만 임신사에서 근무해야하는 기간이 불확실했기 때문에, 분만사와 자돈사를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저와 팀원들을 속상하게 만들었습니다.

 

퇴근 후 숙소에서 팀원들과 회포를 풀었고, 어느 날은 점심시간에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다 같이 눈물을 훔친 적도 있습니다. 팀원들과 퇴근 후 매일 밤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회의를 하였습니다. 수많은 대화 결과, 분변을 치우는 것을 즐기기로 하였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팀원들끼리는 더욱 단단해졌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 어느 날엔 ‘회장염’으로 하얗게 질린 채로 죽은 돼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회장염은 장출혈이 발생해 검붉은 분변을 싸는 증상이 있으며, 이 증상이 계속되면 빈혈이 와서 하얗게 질린 채로 죽는다고 하셨습니다. 회장염은 검붉은 분변을 통해 미리 발견할 수 있고, 치료가 가능한 질병인 만큼 분변을 치우는 일이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계적으로 분변을 치우고 퇴근 시간만 기다리던 저를 띵! 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와 팀원은 이 일을 계기로 분변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분변의 사진을 찍어 비교도 하고 임신사 팀장님께 질문도 했습니다. 돼지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한 마리라도 더 살리고 싶은 마음에 최대한 신경 써서 한 마리 한 마리를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후보사에서 돼지가 다른 돼지의 배꼽을 빠는 장면을 보고 영상을 찍었고, 농장 이사님께 질문도 했습니다. 배꼽을 빠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영양이 부족하거나 모돈이 그리운 기억에 다른 돼지의 배꼽을 빤다고 하셨습니다. 이 행동은 배꼽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 좋은 행동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7일간의 임신사 실습이 끝나고 3일은 분만사, 2일은 자돈사에서 실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분만사는 사람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미 분변으로부터 자돈이 질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호미로 분변을 일일이 긁어내야 했습니다.

 

모돈이 분만을 시작하면 제습제와 신문지를 이용하여 양수와 분비물을 제거합니다. 견치와 단미와 이각은 태어난 후 바로 하고 생후 3일 차엔 철분 주사를 놓고, 거세를 합니다. 임신사에 오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피를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고 더러운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분만사에서는 매일 피를 보고, 거
세나 철분 주사를 놓을 때 날카로운 물건을 사용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분만사 직원분들이 탯줄 묶는 시범을 보여주셨을 때 저는 절대 못 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분만이 시작되고 새끼가 한 마리씩 나오니 “내가 지금 아니면 못할 귀중한 경험이다”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고 신문지를 들고 적극적으로 몸을 닦아주고 실로 탯줄을 묶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별거 아니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서툴지만 적극적으로 배웠습니다. 거세도 하였고, 철분 주사도 직접 놓았습니다. 변화된 스스로가 너무 기특했고 신기했습니다.

 

 

아카데미의 끝을 향하며

글솜씨가 부족하여 제 진심이 어디까지 전해질지 의문이지만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는 2023년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5개월간 아카데미를 하며 제일 크게 와닿은 점은 축산업은 무궁무진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은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아카데미가 없었다면 전 불완전한 미래 축산인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축산업에서 몸 담그고 계신 선배님들과 앞으로 함께 축산업을 함께 개척해 나갈 미래 축산인들과의 좋은 인연을 만들어준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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