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관련 기사).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및 카길애그리퓨리나, 수기 작성자 등의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아카데미 참여의 결심
학창시절, 나는 생활에서 써먹을 수도 없는 딱딱한 공부에 흥미가 없었고, 무엇보다 내 흥미를 끄는 학과가 없었다.
20대 초반, 나는 카페 아르바이트생 이었다. 카페일을 하다보면, 유제품들과 육가공 제품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모두가 수입산 제품들 이었다. 그때 들었던 우리나라에서는 유제품이나 육가공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걸까라는 의문에서부터가 축산업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축산업 관련 공부를 해보니 축산 제품들의 대한 한국의 자급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임을 알게 되었다. 이미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식품을 다루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어릴 적부터 생명체를 좋아했으며 무엇보다 축산학과에서 배우는 학문은 수능공부와 달리 실용학문 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수능을 봐서 축산학과에 입학했다.
축산학과에서는 배운 내용은 기대했던 대로 실용학문이었고, 나에겐 재미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실습은커녕 대면 수업도 2년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 배우는 내용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 분야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에 비대면 이론수업은 역부족이었다.
이렇듯 현장실습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중, 축산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을 뽑는 현장실습프로그램이 있다는 홍보 포스터를 보고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에 참석하게 되었다.
아카데미를 통한 다양한 경험의 순간들
프로그램은 축산 현장 전문가분들의 강연을 듣고, 돼지농장 실습을 다녀와서 성과보고회를 하는 순서였다. 강연을 듣기 전에는 학교 강의와 비슷하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사료 배합비나 영양에 대해 주로 공부하는 수업이겠거니 생각하고 참여했으나, 학교수업에서 배우지 못했던 몰랐던 분야나, 이론과 현장의 다른 점 등을 매우 심도있게 다루는 강연들이였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배울 땐 영양이나 생리에 관련된 내용들을 위주로 공부해왔기 때문에 시설 관리 측면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실제 현장을 잘 아시는 전문가분들이 어떻게 축사를 관리하는지를 들으니 가축의 관리가 사료나 수의적인 부분들만 관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축산환기나 축산장비를 다루시는 전문가님들의 강연을 듣고 나서 축산 시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 현재 축산 장비나 축산 시설을 다루는 전문가들 중 축산학과이신 분들이 생각보다 적다고 느껴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현장전문가들의 강연이 더욱 활성화 된다면 축산학도들이 축산시설 분야로 많이 진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본 순간들
농장실습을 마친 뒤에는 성과 보고회가 있었다. 그날 다른 농장에 갔던 동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축산업에 관련된 5가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질문을 주고받는 시간에는 각자가 농장에 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쌓은 지식이나 바뀐 생각들을 마음껏 공유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나는 축산업계의 청년인재 유입방법에 대한 발표를 하였는데, 방안으로 대체복무를 들었었고, 이 방안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무엇보다 내가 이곳 축산업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또한 축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더욱 애정이 생기게 되었다. 현장에서 시설이나 기술면에서 부족한 점들이나 개선할 점들을 많이 볼 수 있었기에 우리세대가 나서지 않으면 한국의 축산업은 결국 쇠퇴하겠다는 생각과 현장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를 다니며 내가 축산업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중이다. 나에겐 축사관리를 하며 축산업을 정부와 국민이 지지하는 산업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한국 축산업 기술을 해외로 진출시키려는 큰 목표이자 꿈이 생겼다.
꿈이 생기니 학교 이론공부 외에도 인턴이나 다른 축종 농장 실습 등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졌다. 나는 평생을 계획없이 살아왔고, 자립하여 일을 하며 지내는 시간도 만족하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와서 소속감을 느끼며 관심있는 실용학문을 공부하다 보니 무계획 카오스 같던 내 삶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자연스레 인생계획이 생겼다.
이런 나의 변화로 인해 내 주변 학교 친구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내가 축산에 지대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다 보니, 나와 함께 어울리고 동아리를 같이 하는 친구들도 축산업에 대한 나의 목표와 생각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친구들도 축산업에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또, 내가 해보려 하는 실습들을 함께 하고자 했다. 무료하게 졸면서 수업을 듣다가, 시험기간 하루 전에야 벼락치기로 공부했던 그들이기에, 그들의 변화는 나에게 매우 뿌듯한 일이었다. 이처럼 나는 무계획적이고 모든 것을 귀찮아 하며 잘 노력하지 않던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내 주변에도 긍정적 영향을 적지 않게 끼친 것 같다.
앞으로 내가 축산업계에 있으면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내가 축산에 관심을 보이며 노력했던 기억들로 인해 역경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좋은 예감이 든다. ‘후회하지 말자’ 는 나의 좌우명대로 후회없이 축산업계에서 내 꿈을 이룰 것이다.
감사한 시간
축산학도들 및 농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축산의 여러 분야들 중 내가 뭘 잘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보다 더 생생한 현장을 강연과 실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에 가장 생동감있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생각된다.
프로그램의 수료식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감사하고픈 분들이 참 많다. 가장 먼저, 우리의 빛나는 성과 그 뒤에는 프로그램을 주최하신 관계자 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다. 프로그램의 주최자인 카길사와 스미바 협회는 축산업에 대한 애정이 넘치셨다.
주최측 스미바협회의 경우는 축산업계와 관계가 있는 회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발대식때 축산업계의 현황과 발전가능성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신 뒤 강연을 하시고 축산업에 대한 애정을 여실히 드러내셔서 매우 놀랐던 기억이 난다. 놀라움과 더불어 나는 축산학도임에도 노력을 하지 않고 살았구나라는 반성도 되었다. 우리에게 조금이라 양질의 경험을 시켜주시려는 절실한 노력을 우리 모두 느꼈다.
사실, 처음부터 모두가 축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축산을 사랑하는 이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프로그램에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 또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으로서 내 노력으로 축산업계에 이바지 해야겠다라는 책임감과 무게가 생겼다.
이렇듯 축산에 대한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는 한국 축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