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관련 기사).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및 카길애그리퓨리나, 수기 작성자 등의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목마름 속에서 만난 축산리더 아카데미
저는 우리나라 양돈업의 현실, 그리고 우리나라 양돈업계가 나아가려는 방향성을 배우고 싶어 차세대 축산리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축산학과를 다니고 있었지만 저는 이 업계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확신 또한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저는 많은 것을 배워가고,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또 축산이 사양산업이 아닌 앞으로 성장해 나갈 산업이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축산리더 아카데미를 통한 300시간의 커리큘럼 과정은 저에게 큰 기대감을 주었습니다. 전세계 곡물을 주무르는 카길과 같은 대기업을 통해 대한민국 양돈업을 바라보는 시야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고민 없이 이 교육을 신청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축산업에 종사하는 가족이나 지인이 없었기 때문에 축산업과 관련된 실무 경험과 축산업계의 정보와 이야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이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되는지,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우리나라 양돈업 시스템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등 궁금한 것은 많지만 알려줄 사람이 없었으며, 이러한 궁금중을 해소하기에는 모든 것이 미흡했습니다.
이 교육은 저에게 꼭 필요했고, 돌아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을 저에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축산리더 아카데미가 나에게 가져다 준 경험과 시간들
먼저 축산분야에 대한 전문적이고도 다양한 이론과 만남을 통한 성장입니다. 학교에서 다루지 못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해주는 이론강의들은 학교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축산물 유통과 축분의 에너지자원화, 그리고 아이온텍 대표님의 환기 이론입니다. 축산물 유통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들으며 축산물의 원가율과 육류 유통 과정의 극심한 인력난이 극심하다는 사실과 생산라인 뿐만 아니라 유통단계에서도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축분 에너지화 교육에서 배운 바이오플랜트는 우리나라에 널리 보급된다면 국내 축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아이온텍에서 배운 환기와 악취를 관리하는 기술 또한 새로웠고,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내용들로 현장과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두번째로는 2주간의 농장실습을 통한 생생한 경험의 순간입니다. 처음 가본 축산농가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막연히 상상했던 것보다 근무환경은 열악했고, 농장실습 처음 3일간은 정말 도망가고 싶은 생각뿐이었고 축산전공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쯤 일하고 나니 어느새 농장과 업무에 적응하고, 재미도 붙였습니다. 이론으로 배운 영양제와 첨가제, 그리고 사료의 영양성분표를 읽고, 실습했던 농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양관리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직접 경험하며 배웠습니다. 농장측에서도 노하우의 유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의 질문공세에 친절히 다 알려주셔 농장일에 재미가 붙었고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축산학을 전공하면서도 졸업 후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농장도 충분히 매력적인 직장이라는 것을 몸소 느꼈고, 나도 내 농장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번째로는 우리나라 축산선도기업 6개 업체에 대한 2박3일간의 탐방입니다. 3일간의 기업탐방은 백두대간, 다산육종, 포프리, 다솔, 태흥한돈, 국립축산과학원 등 알찬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 첫날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박화춘 박사님의 ‘버크셔K’와 다산육종이 추구하는 비전, 그리고 포프리의 최신 산란계 농장이었습니다.
고령화와 앞으로 높아질 원가를 대비하는 다산육종의 고급화 전략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박사님의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져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포프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신 시설의 양계농장을 구경했는데, 농장이 제가 지내는 자취방보다 좋아서 놀랐습니다. 다른 산란계농장을 다녀와서 비교할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농장실습이 가져다 준 작은 기억들
농장실습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농장에서 퇴근 후 바라봤던 풍경입니다. 실습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게 싫었을 때, 이 풍경을 볼 때 마다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똥이 튀는 환경과 충격적인 돼지의 비쥬얼에 지친 심신을 이끌고 농장 밖을 나오자마자 이 경치를 보게 됐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고, 오후에 다시 열심히 일할 힘을 얻었습니다.
이 녀석은 모돈사에서 가장 막내 모돈으로 초산이며 호기심도 많았습니다. 품종은 렌드레이스이지만, 아직 체구가 작아 제가 많이 귀여워 해줬습니다. 등을 쓰다듬어주면 가만히 있고, 먹을걸 갖다주면 너무 좋아하면서도 또 새침한 구석이 있어 제가 많이 아꼈습니다.
축산리더 아카데미, 고맙습니다!
처음엔 300시간이나 되는 교육 시간이 부담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알찼던 300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축산학과를 다니고 있지만 이 업계에 대한 확신이나 정보가 없는 저 같은 학생들에겐 너무나도 필요한 교육이었습니다.
① 대한민국 양돈의 현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 ② 앞으로 양돈업계에 적용될 신기술 ③ 양돈업계의 현실과 문화 ④ 양돈(축산)업계 선배님들과의 네트워킹 등 이 외에도 정말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고, 또한 학교에 돌아와 수업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습니다. 저처럼 학년은 올라가지만 앞날이 막막한 축산학도들에게 꼭 이 교육과정을 신청하라고 추천하고 싶고, 실제로도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해주신 카길 직원분들과 SMIBA 직원분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또 농장에서 챙겨주셨던 전성주 사장님과 직원분들, 그리고 함께 고생했던 다른 차축아 교육생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