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우리는 차세대 축산리더 수기사례집' 내용 중 일부입니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 동의 하에 싣습니다. -돼지와사람]
나도 축산인이 될 수 있을까?
이번에도 하염없이 취업 준비와 취업처 고민으로 머릿속을 채운 채로 4학년 1학기 개강이 시작되었다.
개강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학과를 통해 나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았던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모집 공고를 마주하게 되었다. 모두 그렇듯이 마지막 학년인지라 유독 미래의 불안함을 안고 있었던 나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고민도 하지 않고 무작정 신청을 하였다.
1년 전 학교 현장실습으로 일반 농장 근무로 경험한 것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가축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축산이 아닌 일반적인 양돈농장이었다. 평소 스마트축산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축산 ICT 기술이나 스마트팜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일반 농장에서 느낀 현실과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스마트 축산의 차이가 궁금하여 양돈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 도전하게 되었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가 뭔데?
온・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2주간의 농장실습과 2박 3일의 축산 선도 기업 탐방, 멘토링과 팀프로젝트 등 다양한 축산 경험을 쌓기에 아주 좋은, 마치 축산 여행 패키지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스마트제조혁신협회와 축산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는 기업인 “카길애그리퓨리나”가 공동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 “내가 대학생의 신분으로 언제 카길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경험할 수 있겠어?”, “내가 졸업 전에 언제 또 카길 본사에서 교육을 받아볼 수 있겠어?” 차별화되는 메리트가 있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걱정반, 기대반
4학년이지만 실제로 쌓은 전공 관련 스펙은 축산기사 자격증과 한달 간의 농장 실습 뿐이었다. 축산을 전공하고 있지만 실제로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암기 위주의 교육에 맞춰져있다 보니 시험이 끝나거나 종강을 하면 머리에서 남는 것이 전혀 없었고, 누가 축산 관련 질문을 던지면 제대로 머릿속에 떠올려 대답을 못한 적이 많아 지금 제대로 전공을 하고 있는건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나도 축산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언제쯤? 또, 누군가에게 당당하게 제 전공은 축산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인가? 이러한 상태였던 나에게는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의 많은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걱정이 먼저 되기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축산 분야의 취업을 바라보는 시야도 확장할 수 있겠다라는 기대감이 공존하였다.
아카데미에서 보고 느낀 경험들
3월 27일부터 2박 3일간의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 1기 발대식”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아카데미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첫째 날에는 프로그램 개요와 연간 일정 계획을 간략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둘째 날에는 카길 평택 공장에서 카길 애그리 퓨리나 회사의 소개와 연혁 설명 후 투어가 진행되었다. 한국 축산업 발전과 함께 해온 평택공장을 둘러볼 수 있던 좋은 기회였기에 공장 내부 기계들을 살펴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농장실습이 끝난지 약 3주 후, 8월 7~9일 2박 3일간 선진농장 국내 연수 ‘축산의 미래’ A트랙에 탐방을 다녀왔다. 농장 실습이 끝난지 3주가 됐던 터라 친구들의 얼굴을 보니 다시 한번 농장을 떠올리며 3일간 탐방이 진행되었다. 탐방 기업은 다비육종, 두메팜스, 국립축산과학원, 해뜰목장, 한돈혁신센터로 총 5곳이었다.
나는 경제 동물 중에서 돼지에 대해서만 보고 경험했기 때문에 특히 해뜰 목장에서 젖소와 송아지를 만졌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반적인 목장이 아니라 “치유 농업” 목적의 목장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계셨던 만큼 나도 힐링하고 가야지! 라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밤에 벤치에 누워 별똥별도 보고 별 구경을 했던 장면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 되었다. 이런게 치유농업이구나를 느끼며 남은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탐방이 종료되었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보고 느끼게 되어 일정이 있을 때마다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이 듦과 동시에 최대한 열심히 얻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냈다.
“영광”스러웠던 농장실습
태풍 기간을 곁드린 대망의 농장 실습날. 다른 교육생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농장 실습은 가장 큰 추억이 되었던 교육 과정이다. 7월 10 일부터 23일까지 총 14일간 전남 영광에 위치한 태흥 종축에서 실습이 진행되었으며, 내가 실습했던 농장은 일반 농장(GP)에서 사육될 종돈을 생산하는 종돈장(GGP)이었다.
알고보니 이곳은 우리 학교의 8주간의 현장실습으로 배치되는 농장이었던 것을 알고 반가움과 동시에 많이 배울 생각에 기뻤다.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육성사, 교배사로 이루어져있었고, 그 중 나는 분만사에서 배치되어 실습을 하였다.
작년 한달 간의 농장 실습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농장 간의 차이점을 중점으로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질문해본 2주를 보냈다. 보고 느끼고 배움이 커질수록 더 많은 생각을 키우게 되었던 나로서는 설렘이 더 컸던 것 같다.
농장 입구에서 첫 발을 내딘 순간,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냄새”다. 흔히는 악취라고 부르는. 하지만 여러 환기 시스템을 통해 악취가 덜 했던 농장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또, 분뇨처리 부분에서도 발전된 분뇨처리시설을 통해 최종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물로 나오는 것을 통해 악취 저감과 사육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분만사에서 근무하면서 분만사에서의 일반관리 뿐만 아니라 태어나는 돼지를 받아 양수를 제거해주고 탯줄을 묶고 자르는 일, 송곳니 제거(절치) 후 콕시돈과 카나마이신 투여, 단미, 거세, 이 각과 모돈 분만 촉진제 투여, 분만 후 후산 처리까지 분만사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배우고 실습하였다.
이 곳은 모돈과 자돈이 함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에 모돈이 분만 전에는 어떤 행동을 하고 태어난 자돈은 무슨 징후를 보이는지 관찰할 수 있던 기회였다. 건강한 새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돈에게 신경 써야 함과 동시에 어미가 건강한 새끼를 낳을 수 있도록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중요한데, 팀장님의 많은 케어와 관리에 나도 금방 익힐 수 있었다.
실습 중 특별한 기억을 줬던 교육은 바로 “주사 놓기”였다. 이는 모돈이 분만 예정일인데 분만이 늦어지는 경우, 분만이 끝나고 후산 처리를 해줄 때라고 볼 수 있다. 분만 촉진제를 투여할 때 초산돈인지 경산돈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초산인 경우에는 자궁이 잘 안 벌어지기 때문에 특히 “몬잘”을 놓아주고, 경산돈은 초산돈에 비해 자궁이 잘 벌어지기 때문에 “몬잘”을 놓지 않는다.
또, 분만이 끝난 모돈은 후산처리가 중요하다. 이는 분만을 종료한 모돈에게 대사 촉진제와 영양제 등을 주사하는 과정이다. 후산 처리에 사용하는 약품은 총 4가지로 약품을 주입하는 실습을 진행하였다.
이는 축산업 현장에서만 손으로 보고 느끼며 배울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배운 것 같아 너무나도 소중하고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 내가 경험했던 것들은 양돈업 중 극히 일부겠지만, 이러한 많은 일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축산업의 미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다짐을 했던 중요한 일정이었다.
이런 학생에게 추천한다
돼지 농장에서는 돼지의 탄생과 죽음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떻게 보면 슬픈 말이 될 수 있겠지만 축산을 전공하는 사람에게는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아주 중요한 경험이다.
대학교 4년 동안 글로만 공부하여 축산업으로 취업하게 된 후에 이러한 현장직을 처음 본다면, 충격과 전공에 대해 후회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미리 축산 현장에 나가 겪어보고, 땀 흘려보고, 뛰어다니면서 일 해보고 경험이 무엇보다도 축산 전공자에게는 중요하다고 항상 생각한다.
어느 농장이든 좋으니 내 전공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경제 동물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지 혹은 어떻게 해야 동물을 잘 키우는 것인지 등 궁금증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는 바로 이러한 축산 경험을 제공한다.
카길 평택 공장 투어부터 온오프라인 교육, 선진농장 탐방, 농장실습까지. 축산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 모두에게 적극 권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약 8개월간의 긴 활동을 이수하는 동안 전국의 다른 대학교 축산학과 학생들과의 교류가 많아져 같은 공부를 하고있는 친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차세대 축산리더 아카데미”만이 주는 기회를 통해 많은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이것 또한 행복이었다.
본 프로그램에서 축산의 현실을 알게 된 나는 양돈업에 부족하고 필요한 ICT기술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공부하였다. 여기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양돈 ICT 기술 발전을 향해 나의 미래를 세웠으며 관련 자격 증도 공부하게 되었다. 축산리더 아카데미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나의 미래는 어딜 향해 가는지 방향을 정하지도 못한 현실을 살고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축산업의 많은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인재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교육을 마무리하며
3월부터 11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축산리더 아카데미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은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할, 평생 꺼내 볼 수 있는 나의 인생중 작은 양식이 되었다. 이러한 귀중한 기회를 갖게 해주신 스마트제조 혁신협회, 많은 것들을 알려주시고 도와주신 카길 김정훈 박사님, 카길 직원분들 뿐만 아니라 본 교육 동안 만난 멘토가 되어주신 많은 분들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산다는 것 그것은 치열한 전투이다. 생각이 성공을 만들고 생각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낳는다. 축산업의 미래인 우리가 발전된 축산업을 만들기 위해서 아카데미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나는 축산인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김민지 학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