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돈협회(이하 한돈협회)가 지난 19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올해 양돈용 배합사료에 대한 곰팡이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돈협회는 지난 '16년부터 국내 배합사료를 대상으로 곰팡이독소 모니터링 사업을 매년 추진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이번 모니터링에는 사료 내 일반성분 검사를 제외하였고, 대신 사료샘플 수거 횟수를 3회로 늘려 곰팡이독소 검사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지난해 5월과 7월, 9월 3회에 걸쳐 서로 다른 사료를 사용하고 있는 10개 양돈장(10개 사료)에서 임신돈 사료와 육성돈 사료 샘플을 채취해 해외 공인실험실을 통해 농도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곰팡이독소 검사 항목은 모두 5개; 아플라톡신(Afla), 제랄레논(ZEN), 디옥시니발레놀(DON, 보미톡신), 푸모니신(FUM), 오크라톡신 A(OTA) 등 입니다. T-2독소(T-2) 검사는 이번에는 빠졌습니다.
검사 결과 1차, 2차, 3차 모두 각각의 곰팡이독소 평균 농도는 사료관리법상 허용치 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개별 샘플의 수치도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농장간(사료별) 비교에서는 다소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동일농장의 샘플별 비교에서도 차이는 있었으나, 역시 허용치 내 입니다.
이에 대해 사업을 수행한 정P&C 연구소 정종현 전무는 '모든 곰팡이독소가 검사 결과 허용치 내이지만, 일부 곰팡이는 많이 검출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낮은 농도라 하더라도 여러 독소가 함께 존재 시 시너지 효과로 인해 농가 생산성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정 전무는 "이번 검사 결과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 등 저장형 곰팡이독소는 많이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제랄레논, 푸모니신, 보미톡신 등과 같은 농장형 곰팡이독소는 검출이 많이 되었다"며, "(허용치 내이더라도) 검출되었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원료 자체에 이미 오염이 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출 농도가 낮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 개 이상의 곰팡이독소가 복합적으로 작용,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사료 원료에 대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특히, "제랄레논 같은 농장형 곰팡이독소의 경우 곰팡이독소 흡착제에 대한 효과가 적어 근본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농장 단계에 앞서 사료회사 단계에서 더 높은 수준의 저감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료의 곰팡이독소 모니터링 사업 취지에 대해 공감을 하지만, 결과에 대한 해석이나 곰팡이독소에 대한 관리 접근에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참석자들은 '모든 검사 결과에서 곰팡이독소 허용한계치 이내임에도 단지 '있다'는게 문제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는 것은 겁주는 행위'며 '전혀 과학적이지도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한, '곰팡이독소 복합 시너지효과에 대한 실제 근거가 없다'고도 말해 발표 결론이 관련 합리적인 방향을 제시해야지, 사료회사와 농장 간에 이간질을 시키는 행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곰팡이독소 흡착제에 대한 의견도 있었습니다. 곰팡이독소로 인한 생산성 감소 예방을 위해 일선 농가에서 특히 여름철 흡착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높은 비용도 문제이지만, 흡착제로 인해 사료섭취가 감소하고, 사료내 영양소까지 빼앗기는 일이 있다며, 일선 농가에 곰팡이독소에 대한 과도한 경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전했습니다.
'돼지와사람'도 의견을 내었습니다. 최종 보고서 상에 곰팡이독소의 '오염도'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고 대신 '(검출) 농도'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일선 소비자뿐만 아니라 일반 언론의 입장에서 곰팡이독소로 오염된 사료를 돼지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나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보고서는 최종 수정 후 조만간 한돈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