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돼지와사람'은 로동신문 기사와 전직 북한 축산공무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 발병이 거의 확실하다' 내용의 단독 기사를 내었습니다(관련 기사). 관련해 아직까지 북한은 국제기구(OIE, FAO 등)에 ASF 발병 여부를 보고하거나 확인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 유엔은 북한을 ASF 발병 위험이 높은 국가로 분류했습니다(관련 기사).
이런 가운데 북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내 언론 매체인 '데일리 NK'가 북한 가정집에서 키우는 돼지가 많이 죽고 야생멧돼지도 폐사하는 등 북한에 ASF로 추정되는 질병이 발병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를 내었습니다(관련 기사).
이 보도에 따르면 'ASF로 추정되는 전염병이 지난 2월 중순부터 평양 인근 지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에 2월 말부터는 북한 당국이 돼지고기 유통과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평안북도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도 전염병이 돌아 마치 이들 질병이 바람을 타고 전해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신문이 전하는 ASF 발병 소문은 본지가 확인한 로동신문의 ASF 관련 보도 시기와 비슷해 신빙성을 더합니다. 로동신문은 ▶축산부문을 위협하는 집짐승 전염병(2월 22일) ▶계속 전파되는 아프리카돼지페스트(2월 23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페스트방역사업 토의(3월 7일) 등의 기사를 낸 바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페스트는 ASF를 지칭합니다.
북한에서 ASF가 발병했다는 확신을 더하는 정황은 또 있습니다. 국내 한 양돈전문가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 중국제 ASF 진단 키트와 시약 상당량이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중국 소식통의 말을 전했습니다.
종합해보면, 로동신문-북한소식통-진단키트 유입 등의 정황으로 보아 북한에서 ASF 발병은 의심에서 확신으로 굳어가는 모양새입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ASF 발병과 관련해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ASF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북 간 협력 필요성을 북측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 최근 대한한돈협회는 국경지역 멧돼지 소탕 및 야생멧돼지 개체 조절 등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