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올해 돈가 상승의 가장 큰 제약은 '정부의 물가관리 의지'같습니다. 지난해(관련 기사)에 이어 올해도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의 가격이 하락하며 전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일 충남 논산 화지중앙시장을 방문한 송미령 장관@농식품부](http://www.pigpeople.net/data/photos/20240206/art_17071417791234_9d0f75.jpg)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는 설을 1주일 앞둔 2월 1일 현재 10대 설 성수품의 공급량은 144천 톤으로 계획 대비 105.5%의 실적을 보이고 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하는 10대 설 성수품의 소비자가격은 지난해 설 전 3주간 평균가격(1.19~2.1일, 전년 설 前 3주간 평균 대비)보다 2.6% 낮은 수준이라고 지난 2일 밝혔습니다(관련 기사).
* 10대 성수품 소비자가격 : △2.6%(물가 가중평균),
(배추) 3,125원/포기(4.6%), (무) 1,537원/개(△17.0%), (사과) 27,025원/10개(13.0%), (배) 33,217원/10개(20.7%), (소고기-등심) 9,591원/100g(△1.8%), (돼지고기-삼겹) 2,314원/100g(△6.5%), (닭고기) 5,629원/kg(△1.0%), (계란) 5,891원/30개(△11.3%), (밤) 6,056원/kg(2.6%), (대추) 16,607원/kg(△0.1%)
10대 성수품에는 배추, 무, 사과, 배 등의 농산물과 소(등심)·돼지(삼겹)·닭고기, 계란 등의 축산물, 밤과 대추 등의 임산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들 성수품 가운데 농산물과 임산물은 무(-17.0%)와 대추(-0.1%)를 제외하고 대부분 소비자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상승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기상재해로 생산이 감소한 사과(13.0%)와 배(20.7%)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습니다. 반면, 축산물은 모두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계란(-11.3%)이 가장 크게 떨어졌고, 돼지고기(삼겹)가 -6.5%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소고기(등심)와 닭고기 가격은 각각 -1.8%, -1.0%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요약하면 성수품 가운데 농산물과 임산물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축산물 가격이 하락하며 전체 소비자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도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1월 농축산물 가격 등락(%)@통계청](http://www.pigpeople.net/data/photos/20240206/art_17071415772772_795cf1.jpg)
통계청에 따르면 1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7%, 전월 대비 3.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주요 상승 품목은 생산량이 감소한 사과(+56.8%)‧배(41.2%)와 대체 수요가 증가한 토마토(51.9%)‧딸기(15.5%) 등이며, 주요 하락 품목은 도축마릿수가 증가한 돼지고기(-2.3%)‧소고기(-1.2%) 등 축산물과 생산이 증가한 마늘(-12.1%)‧양파(-9.5%)‧상추(-14.9%) 등 채소류입니다.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에서도 축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7일 대전충남양돈농협 포크빌 축산물공판장을 방문한 송미령 장관@농식품부](http://www.pigpeople.net/data/photos/20240206/art_17071735327285_302ba6.jpg)
올해 정부의 소비자물가 목표는 2%대입니다('23년 3.6%). 일단 첫 달인 1월 2.8%로 6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의 '2%대 물가' 목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가 축산물 도매가격 상승을 그냥 두고 볼 리 만무해 보입니다. 돼지고기의 경우 여차하면 할당관세 카드가 재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편 1월 돼지 도매가격은 전달(4890원)보다 10.3%, 지난해 1월(4756원)보다 7.8% 하락한 4386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관련 기사). 정부의 목표대로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한 원인입니다. 역대 월간 최대 물량인 183만 마리가 출하되었습니다. 소·돼지고기 수입량도 합쳐 8만톤에 이르면서 가격을 제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돼지고기 소비 부진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