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감소했지만, 냉장 돼지고기 수입량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누적 돼지고기 수입량은 25만 804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돼지고기 소비 감소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제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6개월 연속 상승한 여파로 추정됩니다(관련 기사). 여기에 국내 높아진 금리도 한몫했습니다.
여하튼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한돈산업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올해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을 냉장과 냉동을 구분해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발견됩니다.
7월까지 냉장육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약진한 점입니다. 모두 1만 8706톤인데 이는 전년 대비 27.6% 증가한 수준입니다. 반면, 냉동육은 8.5% 감소하였습니다. 결국 7월까지 전체 6.6% 감소는 냉동육 감소에 따른 것입니다.
덕분에 전체 대비 냉장육 수입 비중은 7%대로 올라섰습니다. 정확히 7.2%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와 비교하면 1.9%포인트 증가하였습니다. 지난해 전체 6.3% 비율보다 더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캐나다산과 멕시코산 냉장육 수입이 증가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49.3%, 24.5%입니다. 반면 미국산은 -4.9% 감소했습니다. 네, 정부의 무관세 할당관세 덕분입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에서 냉장 비중을 높인 바 있습니다(관련 기사).
7.2%. 여전히 냉장육 수입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입 냉장육도 괜찮다는 인식이 소비시장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년 내내 대형할인마트를 중심으로 이들 캐나다산, 멕시코산, 미국산 삼겹살과 목살 등의 할인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대신 수입산을 권유하는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상황입니다.
관련해 안기홍 박사(안기홍연구소)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연간 약 90만 톤 돼지고기 수입량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산 냉장 돈육이 약 40만 톤이고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우리나라가 일본과 마찬가지 상황이 되지 않도록 미리 경계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9월 이후 추가 무관세 할당관세에 대해 계속 추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6~9월 1.5만 톤 우선 적용, 나머지 3만 톤 적용은 추후 검토).
이달 초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도축마릿수는 전년보다 3.5% 증가하였으며, 도매가격은 5,406원/kg으로 전년 대비 3.7% 낮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국내산 삼겹살 등 소비자가격 역시 전년 대비 4.2%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도 "8월까지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9월에는 추석 성수기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수급 상황을 지속 관찰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