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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연구? 코로나19는 열려 있고, ASF는 닫혀 있다

정부, 코로나19 백신 연구 민간 지원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개발 완료....ASF 백신 개발은 검역본부 독점, 계획 요원

주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창업자이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 관련 기사가 크나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기사의 요점은 빌 게이츠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는데 '한국이 민간분야 백신 개발의 선두에 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전문기업 입니다. 지난 2018년 SK그룹의 SK케미칼로부터 분사했으며,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과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 등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이 SK바이오사이언스에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기사가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끈 대목은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빌 게이츠가 투자할 정도라면 일정 정도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신없이는 앞으로 수 년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백신 개발 소식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간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진단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선보인 사례는 익히 잘 알려져 있지만, 백신 개발은 다소 잘 알려지지 않은 뉴스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26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들에게 백신 개발 관련 좀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습니다.

 

 

박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완료 목표 시점을 21년 하반기로 세웠다"며, "임상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외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등이 있다고 소개하고, 이들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박 장관은 국내 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해외 제품 확보 노력도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백신 도입 TF를 구성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및 국내외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한돈산업 관계자라면 누구나 ASF 백신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코로나19와 ASF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특히나, 경제적 피해가 크고, 장기적으로 질병 종식에 있어 백신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대한한돈협회 하태식 회장은 여러 자리에서 정부의 ASF 백신 개발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가까운 지난 22일 열린 ASF 관련 세미나에서도 하 회장은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개발한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왜 ASF는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도 바이오 제약회사와 협력해 ASF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관련해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백신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ASF백신 개발에 있어 몇몇 국내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입니다. 메디안디노스틱(관련 기사)과 케어사이드(관련 기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기업은 각각 미국 캔사스 대학과 스페인의 연구소와 협력해 백신 개발 중입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연구팀과 함께 백신 개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기업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와 다르게 ASF 백신의 개발은 요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백신 자체가 개발하기 어려운 점도 있겠으나, 이를 극복하더라도 추가 연구 및 허가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먼저 일단 국내 연구소나 대학에서 바이러스 연구가 불가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ASF 바이러스 연구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직접 연구가 가능한 곳은 검역본부 뿐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인수공통질병임에도 불구, 일반 의학이든 수의학이든 일정 조건을 갖추고, 연구를 원하는 연구소나 대학에서는 분양 절차를 통해 바이러스를 확보·연구가 가능합니다.

 

ASF가 오로지 돼지에만 문제가 됨에도 일절 바이러스 분양이 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여서 일반 대학이나 연구소가 아무리 차폐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하더라도 연구를 위한 바이러스 확보가 불가능합니다. 

 

앞서 22일 행사에서 경북대학교 박최규 교수는 재미있는 일례를 들며 관(검역본부) 주도의 백신 개발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박 교수는 "2000년에 구제역이 발생하고 현재 2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국내에 상용화된 국내 개발 구제역 백신이 나오지 못했다"며 국가 재난형 병원체 연구에 검역본부가 독점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코로나19의 예를 들며 신속하게 백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민간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가 수의학 분야에 있음에도 (질병관리본부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하겠다고 바이러스 분양신청을 했더니 일주일만에 분양이 되었다"며, "이를 가지고 (가축질병 진단키트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을 완료해 얼마 전 17만 개를 수출했고, 조만간 200만 개를 추가 수출할 예정이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국가재난형 질병이라고 해도 인의(人醫) 영역과 수의학 영역에서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ASF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이유는 정부의 백신 개발 의지가 아직까지 적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ASF 백신에 대한 도입 계획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반 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있을리 만무하고, 해외백신 도입·확보를 위한 전략도 없습니다. 코로나19와 달리 실질적인 백신 개발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이유일 것입니다. 대신 농가에 대한 무의미한 검사 예산만 늘어났습니다. 

 

ASF 백신 개발은 바이러스 특성상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정입니다. 많은 투자가 요구됩니다. 게다가 앞서 지적했듯이 국내에서 바이러스 연구가 불가해 해외 연구소나 대학에 의존해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백신 개발을 추진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때에 따라 다소 과감한 모험일 수도 있습니다. 

 

 

ASF가 국내에 발생한지 어느덧 11개월째를 향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희생농가의 재입식은 야생멧돼지를 이유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ASF 백신에 대한 필요성은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바 입니다.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나 일반돼지에서 ASF가 재차 발병할 경우 지난해 9월 첫 발병 농가의 엄청난 빠른 신고 사례와 같은 행운이 재현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방역당국은 언제까지 무차별적인 살처분 정책만 고집할 수 없습니다.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근절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더이상의 추가 확산을 막는 길밖에 없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약화된 바이러스, 변이주의 출현으로 상재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ASF 백신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가, 농림축산식품부(검역본부)가 그리고 환경부가 ASF 백신 개발 및 도입 지원에 좀더 나서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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