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생태계의 존속과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인간과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생명의 존엄성을 갖는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 식물의 존중과 배려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지고, 종과 개체로서의 식물의 존엄성을 요청한다"-식물 존엄성 선언문 일부
인간과 식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요구하는 '식물 존엄성 선언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과 인간식물환경학회(회장 이애경)는 16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전북 완주)에서 춘계 학술토론회를 열고 ‘식물 존엄성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선언문을 발표한 인간식물환경학회는 인간, 식물, 환경의 상호 연관성에 관한 연구와 이를 통한 인간복지의 증진에 관한 제반 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1998년 창립했으며 약 4,000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식물 존엄성 선언문에는 생태적 또는 진화적 관점에서 바라본 식물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식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행동 기준 등 식물 존엄성을 담았습니다. 식물 존엄성의 기본 원칙은 존중, 악행 금지, 선행, 비례, 종의 정의, 서식지 보존 6가지 입니다.
또한, 반려식물 기준(범위, 관계, 의무 등)과 인간과 식물의 반려 관계에 관한 내용도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식물 존엄성에 관한 논문이나 학술 발표 등 일부 저술 활동이 이뤄진 적은 있지만, 식물 존엄과 관련해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식물 존엄성은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가치이지만,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독자적인 탐구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헌법에 생명체의 존엄성 개념을 도입했으며, 스위스 비인간생명공학에 관한 연방윤리위원회(ECNH)는 2008년 ‘식물의 존엄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인간식물환경학회 이애경 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식물의 존엄성 연구에 대한 국내외적인 협력이 강화되고, 인간-식물의 새로운 관계 정립과 관련된 국제적인 이해와 인식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광진 과장은 “식물의 존엄성 선언문이 식물에 대한 도시민의 올바른 인식과 보호 의식을 확산하고, 식물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과 생물 다양성 유지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