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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1)] 돼지 '농장'일까, '공장'일까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2017년 8월 살충제 달걀 문제가 터졌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공장식 축산(Factory Farming)'이 미디어의 관심 위로 올라 연신 이야기 되었습니다. 




수의사로 돼지 농장을 다니는 필자로서는, 또 돼지 농장에서 직접 근무하며 돼지와 함께 생활하는 입장에서는 농장에 '공장'이라는 딱지를 붙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농장에서 지내는 돼지들이나 농장에서 정성껏 돼지를 키우는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네요.


그래서 첫 번째 글에서는 조금은 무겁겠지만, '공장식 축산'이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이며 돼지들이 정말 공장에서 키워지는 것인가에 대해 얘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공장식 축산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공장식 축산'이라는 말은 동물의 권리와 나아가 동물의 해방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현재의 축산 형태를 말할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이렇게 농장을 '공장'이라고 표현하시는 분들은 오늘날 가축의 사육형태가 인위적으로 가축을 가두고, 가축들이 지닌 자연적인 본성을 억압하며 가축을 이윤 창출을 위한 공장의 제품처럼 여긴다고 비판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육 방식과 이런 사육 방식을 통해 얻어지는 육류 제품을 인간이 소비하는 것 모두를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것이라 지적하죠. 그러다 보니 결국 채식을 대안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지금의 공장식 축산은 'Family Farming(가족경영 축산)'이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났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족경영이란 예전에 집에서 소규모로 가축을 키우던 방식의 사육을 의미합니다. 


옛날 할아버지댁에 가면 마당 한 편에서 키우던 닭이나 염소 등을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더 친근한 예를 들자면 요즘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삼시세끼'의 바다목장의 염소 가족이 있겠죠.



'Family Farming'이 사라지고 현재와 같은 집약형 축산으로 바뀐 이유는 도시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농촌에 살던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고기나 우유, 달걀 등을 얻기 위해 가축을 필요로 했지요.


가축을 돌볼 사람은 적어지고, 가축들을 풀어놓고 키울 땅도 부족해졌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축을 키워야만 했어요.


좀 더 쉬운 예를 들어보면, 바다목장에서 염소를 키우던 가족 중 장남인 '서진이'만 남고 둘째 '에릭'과 셋째 '균상이'가 도시로 돈을 벌러 가면서 혼자 남아 염소를 키워야 했던 '서진이'는 염소들을 좀 더 집과 가까운 데로 옮기고 염소들을 우리 안에 모아 키우게 됐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세 명이 목장까지 올라가 염소 젖을 짜고 염소의 먹이를 주고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두 명이나 뭍으로 나가버렸으니 말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가축을 키우는 방식은 지금처럼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장이 공장으로 불리게 된 이유

농장의 모양과 사육방법이 달라졌을 뿐인데, 농장이 공장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농촌과 농장이 우리네 삶에서 멀어지면서'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에 사는 우리들의 머릿속에는 축산이 여전히 뒷마당에서 가축을 키우던 이미지로 남아있는데 실제 모습은 상상과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경제적인 효율만 따지는 일부 농장들의 과도한 사육 방식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키웠다고 볼 수 있겠죠. 과도한 방식의 사육은 저도 분명히 반대합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보는 대다수의 농장에서는 다만 예전과는 공간과 방식이 달라졌을 뿐 가축을 생각하는 마음은 예전 뒷마당에서 키울 때의 그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가축을 키우시는 분들이 농장에서 키우는 가축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처럼 생각한다면, 그 동물들이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될 때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저와 같은 '수의사'를 부르지는 않겠죠.




많은 사람들이 공장식 축산의 반대개념으로 '동물복지형 축산'을 말씀하시곤 하는데, 사실 동물복지형 축산과 공장식 축산의 개념은 서로 유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동물복지 축산에 대해서는 얘기 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앞으로 여러분께 '공장'이 아닌 진짜 '농장'에서 지내는 돼지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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