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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장 이야기

[김동욱의 돼지농장 이야기(16 )]돼지농장에도 에어컨이 필요해!

'한별팜텍'의 '김동욱 수의사'가 전하는 동물복지 이야기

[본 원고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돈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글 입니다. 초고속정보화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소비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점차 요구되고 있습니다. 잠시 일반인의 눈으로 양돈산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돼지와사람]


5월 중순이니 여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부터 방송에서는 여름 더위를 걱정하는 내용이 나오고, 에어컨 광고가 자주 눈에 띕니다. 돼지 농장 식구들도 여름 준비를 하느라 한창 바쁠 때입니다. 돼지 농장의 여름 준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겨울보다 여름이 더 힘든 돼지

우리의 여름 무더위를 생각해 보죠. 서서히 외부의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할 즈음 우리 몸은 외부온도의 상승에 대해 우리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생리적인 조절을 시작합니다. 먼저 피부와 같이 외부에 노출된 곳으로의 혈액량을 늘려 열을 배출하려고 합니다. 또 흘린 땀이 증발되면서 체온을 낮추도록 하죠. 이렇게 사람의 몸은 더위에 대한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한 생리적 장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견디기 힘든 무더위에는 어떨까요? 저렇게 생리적 기능에만 기대기엔 견디기 너무 힘든 날씨라면? 제일 먼저 사람들은 시원한 얼음 물, 아이스크림 등을 섭취하기도 하고요, 입고 있는 옷을 벗어 체표면의 노출 면적을 넓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부채를 이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선풍기나 에어컨을 작동해 무더위를 견뎌냅니다.




그렇다면 돼지는 어떨까요? 기온이 올라가면 돼지들도 체온 유지를 위해 생리적 조절을 시작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부로 가는 혈액의 양을 늘려 열을 배출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돼지는 안타깝게도 땀샘이 퇴화됐습니다. 즉 더워도 땀을 흘려 체온을 내리기가 어렵죠. 그래서 돼지는 호흡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호흡을 통해 체열을 방출시키는 겁니다. 더운 날씨에 개들이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상 환경조건에서 돼지들의 호흡수는 큰 돼지는 보통 분당 20회 정도, 작은 돼지는 분당 30~40회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면 점점 돼지들의 호흡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호흡수를 보고 돼지들이 얼마나 더워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돼지의 몸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지방층은 추울 땐 체온을 유지하는 훌륭한 단열재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무더운 여름엔 몸을 시원하게 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한여름에도 두툼한 코트를 입고 있는 것과 같죠. 땀을 흘리지도 못하고 코트까지 입고 여름을 나야 하는 돼지들은 그럼 어떻게 체온을 조절할까요?


첫번째로 돼지들은 피부를 시원한 곳에 최대한 넓게 접촉시켜 더위로 인한 체온의 상승을 막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무더위 속 돼지들은 옆으로 누워 최대한 자신의 표면적을 바닥에 붙이려고 합니다. 


또 땀을 흘리지 못하기에 몸에 물을 묻혀 그 물이 증발되면서 체온을 내리도록 하기도 합니다. 야외에서 방목되는 돼지가 야외의 물구덩이 또는 진흙 구덩이에 몸을 적시는 이유는 바로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물구덩이 또는 진흙 구덩이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이를 통해 더위를 나기란 실내에서 사육되는 돼지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돼지들은 고인 물은 아니지만 다른 방법으로 몸에 물을 적셔 체온을 조절합니다. 


사실은 마실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음수기를 이용해 샤워나 세수를 한다고 해야 할까요? 농장에서는 이를 돼지들의 물장난이라고 부릅니다. 수압이 제법 센 음수기의 경우 돼지들이 그 음수기를 작동해서 몸에 물을 뿌리기도 합니다. 또 모돈(어미돼지)처럼 개별 밥통이 있는 경우에는 밥통에 자기들이 물을 받아 놓고 얼굴을 담가 흔들며 물장난을 치기도 하고요. 


한창 더운 낮엔 밥통에 얼음을 한 바가지씩 주기도 합니다. 음수기를 다루는 방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한 돼지들은 그냥 몸이나 얼굴 한구석으로 음수기를 눌러서 계속 물을 틀어 놓고 그 물을 먹고 맞으며 더위를 식히기도 하죠.


돼지농장에도 냉방시설을 설치하라!

그런데 이런 방법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몇 년간 부쩍 무더워진 날씨는 사람 뿐 아니라 동물들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많은 농장에서는 돼지들을 위한 냉방시설을 설치하였습니다. 


큰 선풍기를 작동시켜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려는 노력도 해보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고, 워낙 덥다 보니 결국 에어컨과 같은 냉방 장치가 도입되는 곳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에어컨은 아니지만 물의 증발 원리를 이용해 실내로 들어오는 공기의 온도를 낮춰 시원하게 해주는 쿨링 패드라는 장치를 설치하기도 합니다.


더위가 심하면 돼지도 사람처럼 식욕이 떨어지고 결국 면역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당연히 질병에 걸리기도 쉽겠죠. 어미돼지들은 더우면 밥을 덜 먹으니 뱃속 태아의 성장에 악영향을 주죠. 새끼를 낳은 뒤에도 젖량이 줄어 새끼들을 잘 키우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돼지농장에서도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답니다. 올여름도 작년처럼 짧은 장마 이후 긴 무더위가 지속되리라는 예보가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리고 농장의 돼지들도 모두 슬기롭게, 또 최대한 시원하게 여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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