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돈가(제주 및 등외 제외, kg당)가 잠시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관련 기사). 그런데 이번주 다시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번주 월요일(15일)과 화요일(16일) 돼지 도매가격은 각각 4249원과 4253원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165원(-3.7%), 107원(-2.5%) 낮은 수준입니다. 대형마트의 할인행사를 중심으로 설(2.10) 명절 수요 증가로 다소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16일까지 주간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주 평균 가격(4320원)보다 1.6% 낮은 4251원을 기록 중입니다. 이번주 주간 평균 가격이 최종 4200원대를 기록한다면 이는 지난해 2월 중순 이후 거의 11개월 만의 최대 낮은 가격입니다. 아울러 이달 평균 도매가격도 자연스럽게 4200원대로 떨어집니다. 현재(16일 기준)까지의 1월 도매가격은 4302원으로 간신히 4300원대 가격을 턱걸이로 유지하는 중입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유통에서는 여전히 고물가, 경기침체 속 돼지고기 소비가 안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분기 말 주요 카드사 연체 총액이 2조6천억으로 전년동기대비 6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은 역시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윳돈이 2분기보다 2조1천억이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래저래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졌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15일자 주간 시황에서 "국내산 구이류는 일부 대형마트에서 1월 내내 할인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납품이 계속 이어졌지만, 그 이외 중소마트 및 정육점, 외식에서의 주문수요는 금주에도 크게 위축됨에 따라 덤핑이 더욱 심화되었으며 일부 냉동생산도 계속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정육류도 판매가 잘 안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설 명절 수요는 아직 크지 않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대한한돈협회는 단체급식업체 지원에 나섰습니다(관련 기사). 아울러 정부에는 민관 공동 돼지고기 수매, 한돈농가 경영부담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긴급 한돈경영안정대책'을 요청했습니다(관련 기사).
하지만, 올해 물가 상승률 2%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가 돼지고기 수매 등 인위적인 가격 부양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돼지고기의 경우 도축장 주말 운영과 농협 계통출하 물량을 활용하여 평시 대비 공급량을 1.3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관련 기사). 돈가 하락에 따른 한돈농가의 어려운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