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국 정부가 ASF 변이 바이러스의 원인인 '불법 제조 백신'에 대해 예외없는 '가혹한 처벌'을 경고하며 각 성(省)에 강력 단속을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백신 관련 신고에 최대 3만 위안(한화 약 524만 원)의 거액의 포상금까지 걸었습니다.
'불법 제조 백신'이 자국의 돼지 생산 회복과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같은 중국 당국의 조치는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발빠르게 기사로 다루어졌습니다.
그런데 국내 한 언론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사람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해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
SBS는 11일 '[월드리포트] 중국 이번엔 가짜 돼지열병 백신…사람에게도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바로보기)를 통해 중국 불법 가짜 백신에 대한 문제점을 비교적 상세히 다루었습니다. 백신에 의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 시 새로운 추가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매우 유용한 기사입니다.
그런데 해당 기사는 '글로벌 타임스(환구시보 영어판)' 보도를 인용하면서 "가짜 백신은 건강한 돼지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사람의 교차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해 가짜 ASF 백신이 돼지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ASF 바이러스는 분명 사람 감염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팩트(사실)와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다소 충격적인 얘기로 들립니다. '변이 바이러스니까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돼지와사람이 해당 글로벌 타임스의 기사(바로보기)를 직접 확인해보니 원문의 내용은 "Such vaccines may actually give the virus to healthy hogs and contaminate conveyances. Human mobility may also result in cross infection"이었습니다.
그대로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이러한 백신은 실제로 바이러스를 건강한 돼지에게 제공하고, 운반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이동으로 교차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로 번역됩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교차감염'은 '사람에 의해 백신을 접종한 돼지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돼지로 감염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사람에 의해 돼지에서 돼지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ASF 바이러스 전파 경로 그대로입니다.
참고로 중국 농업농촌부 발표 그 어디에도 백신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영향(감염)을 미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SBS의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교차감염을 '돼지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착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단순 해프닝이지만, 일반 국민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정정이 요구됩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