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강원도 영월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1416).
해당 멧돼지는 전날인 12일 정부 수색팀에 의해 영월군 주천면 금마리 산자락, 2차 울타리 내에서 폐사체, 정확히 얘기하면 뼈만 남은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환경부는 폐사한지 60일이 경과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미 3월 중순에 죽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5일 영월 흑돼지 농장(#17)에서의 ASF 발생 이후 지난 10일(2건, #1410, 1411)에 이어 추가 발견입니다(관련 기사). 농장과의 거리는 불과 1.6km입니다.
이번 영월 농장의 ASF 발생 사례는 지난해 10월 화천 사례와 마찬가지로 농장이 100% 완전히 밀폐된 시설이 아닌 이상 멧돼지에서의 ASF 근절 없이는 농장에서 언제고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정부의 멧돼지 통제 관리의 한계 속에 농장에서의 ASF 발생은 완벽히 막을 수 없다는 구조적 문제가 또 다시 드러난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지적하는 일반 언론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실 영월 발생 농장 인근서 감염멧돼지가 발견되었다는 것조차 보도되지 않습니다. 5일 영월 농장에서 ASF가 확진되자마자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기사를 쏟아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환경부는 올해 1월 7일 이후 ASF 양성멧돼지 발생보고를 중단한 상태입니다(관련 기사). ASF 중앙사고수습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2월 강릉과 4월 홍천, 설악산 등에서 처음으로 ASF 멧돼지가 발견되었지만, 별도의 대응 계획안 발표 없이 침묵했습니다.
한돈산업 입장에서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는 이같은 일반 언론의 보도 행태는 무엇보다 정부의 선택적 반응과 정보 비공개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일반 언론은 ASF 관련 정보를 모두 농림축산식품부 또는 환경부, 지자체 등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부처 또는 지자체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지 않거나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기사를 통해 현재의 정확한 ASF 상황이 일반에 알려질 가능성은 만무합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 정부가 언론에 배포한 'ASF 방역 추진 상황'을 보면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숨기고 싶은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해당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금번 ASF 발생농장에서 몇 가지 방역상 취약점을 발견하고, 전국 양돈농장에서 동일한 사항에 대해 즉시 보완해줄 것을 지시하였다"고 밝히면서 전국의 농장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방역수칙 준수만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멧돼지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모습입니다.
관련해 한 양돈농가는 "유럽 내 ASF 퇴치국가에서는 적극적으로 멧돼지를 퇴치해서 청정국으로 돌아섰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멧돼지 옹호단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