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 이하 한돈협회)가 지난 8일 서울 aT센터에서 2021년의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 결과를 밝힌 가운데 해당 사업을 두고 또 다시 비판과 개선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은 국내 배합사료를 대상으로 주요 곰팡이독소에 대한 검사를 통해 배합사료의 품질 향상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대책을 수립하고자 실시하는 사업입니다. 매년 한돈자조금 예산 약 8천만 원 이상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올해 모니터링 사업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정P&C연구소(소장 정영철)에서 용역을 맡아 진행했습니다.
정P&C연구소는 서로 다른 사료회사 제품(육성돈사료, 임신돈사료)을 사용하고 있는 전국의 10개의 농장에서 사료차와 급이기로부터 사료 샘플(10*2*2*3=120)을 모두 3차례(5월말, 7월초, 9월말)에 걸쳐 채취하고, 국제 사료분석 공인검정기관(바이오민 싱가폴)을 통해 곰팡이독소 5종(아플라톡신, 오크라톡신, 제랄레논, 푸모니신, 보미톡신)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검사 결과 120개 전체 사료 샘플에서 모든 곰팡이독소의 농도가 허용 또는 권고기준 이하로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지난해 일부의 특정 샘플에서 기준 이상의 수치가 나온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검출률은 시기별 또는 곰팡이별, 사료업체(농장)별로 지난해보다 증가 또는 감소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P&C 연구소는 '위험최소수준'을 기준으로 일부 사료에서 곰팡이독소가 이를 벗어났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위험최소수준'은 정P&C연구소가 해외 문헌과 곰팡이독소간 시너지 효과, 상호작용, 전이효과 등을 종합 분석해 설정한 기준입니다. 각각 제랄레논은 50ppb, 푸모니신은 750ppb, 보미톡신은 250ppb 등으로 각각의 권고기준 100, 5000, 900보다 월등히 적은 수준입니다.
정P&C연구소 정종현 전무는 “수년간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농장형 곰팡이독소(제랄레논, 보미톡신, 푸모니신)는 돼지 생산성 영향을 고려, 기준치를 권고대상에서 규제대상으로 전환하고 곰팡이독소별 특징을 고려하여 기준치를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사업 발표 후 올해에도 '양돈용 배합사료 모니터링 사업'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차 터져 나왔습니다.
한돈협회 홈페이지에서 발표회 결과 자료를 접한 한 산업관계자는 "매년 샘플 전체 숫자도 적은데 굳이 사료회사별로 나누어 검사하는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통계 처리도 안되어 외부에 발표할 수도 없는 자료에 매년 8천만 원 이상을 쓰는 것은 돈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사료회사들이 같은 원료를 나눠쓰는 상황인데 차라리 곡물이 들어오는 항구에 가서 시기별 원산지별 샘플링을 하고, 곰팡이독소 수치를 공표하여 산업 전체에 관련 대응을 잘 하라고 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표 자료에서의 '곰팡이독소 오염'이라는 표현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해당 표현은 (한돈산업이) 마치 곰팡이독소에 오염된 사료를 돼지에 공급한다는 오해를 일반언론이나 소비자에게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