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돈농가는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인 '유동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각국이 이전에 볼 수 없던 물가상승을 겪으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경고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비유로 인플레이션을 방치한 '베네주엘라'나 인플레이션을 갑자기 멈추어 자산 거품이 터진 '일본'이 되지 않기 위해 각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 위기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는 2022년 하반기부터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입니다. 우리 정부는 금융 위기를 대비한, 국내 가계 부채 한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시장 상황을 고려한 양돈농가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내년 상반기까지 높은 가격 유지 전망
금년 10월까지 수입 돼지고기는 지난해 수준(0.8% 증가)까지 늘었지만, 전 세계의 공급망 불안은 당분간 이어지면서 국내 반입이 원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위드 코로나)에 따라 학생들의 급식이 정상화되고, 식당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빠른 일상복귀로 지난달 국내 소비자심리지수는 106.8을 기록하며 낙관적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9월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달 대비 67만1000명 증가했습니다. 내년 3월에 있을 대선까지 시중에 더 많은 돈이 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경제 위기로 소비위축과 함께 국내 돼지고기 가격 하락 가능성
코로나 이후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부양 정책으로 전 세계에 돈이 넘쳐나면서 자산 가격 상승이 이어졌습니다. 내년 하반기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국내 자산 가격 거품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국내 가계부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저금리 대출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자산가격 상승으로 너나없이 주택구입에 나서면서 폭발적으로 가계부채가 늘었습니다.
키움 증권의 서영수 이사는 최근 '2022 피할 수 없는 부채 위기'라는 책을 통해 "개인사업자대출과 임대보증금 채무를 반영할 경우 2021년 3월 말 기준 전체 가계부채는 GDP의 162%인 3,170조원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서 OECD 국가 중 1위이며, 최상위 가계부채 그룹에 속합니다.
현재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 관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가계부채 관리 필요사항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이 돈풀기를 줄이면서 내년 6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8월에 이어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 유력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리인상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도 존재하나, 동시에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에 신중을 기할 것을 경고했습니다.
이렇듯 물가와 가계부채 상승 등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겠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 우려도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국내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소비 위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높은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소비 위축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이는 일시적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돈농가는 더욱 어렵습니다. 소비가 줄어들면 생산비 상승분을 돈가에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내년 하반기 인플레이션으로 생산비는 상승했지만 소비위축으로 돈가가 떨어진다면 농장 운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욱이 경제 위기로 달러 강세가 예상되면서 사료 수입에 환율 부담이 가중될 것입니다.
한 산업관계자는 "내년 생산성이 떨어지고 부채가 높은 양돈농가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이 시기를 대비하기 위해 양돈농가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