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국내산 돼지 도매가격이 5,139원(제주 및 등외 제외, 탕박)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1년 같은 기간 4,953원의 기록을 앞섰습니다. 2011년은 전국 75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3백3십만 두를 땅에 끌어묻은 해였습니다.
이러한 11월 돼지 도매가격의 반전상승과 급상승은 국내산과 수입산 가릴 것 없이 돼지고기 재고가 급격히 소진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현재의 돼지고기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앞선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먼저 전 세계 공급 불안으로 수입육의 수입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국내 육류 가공장에서 수입육을 한돈으로 대체하는 가공장이 늘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특히 국내산 후지 재고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A기업은 후지 가격을 3% 인상했고, B기업은 해썹 인증받지 않은 가공장 제품을 구매했다는 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소비심리도 풀리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가 이달 초부터 본격화되면서 사적 모임 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집밥은 줄었지만, 외식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6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상승하면서 8월(102.5) 이후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보입니다. 연말로 가면서 사적 모임으로 돼지고기 소비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지난 22일부터 코로나 발생 이후 2년 만에 초·중·고교 전면등교가 시작되면서 학교 급식도 전면 재개되었습니다. 11월은 또한, 김장철 절정기이기도 합니다.
정부가 소비활성화를 위해 이달 4천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풀었습니다. 지난 15일 정부는 재난지원금의 일환으로 추진된 상생소비지원금(신용·체크카드 캐시백) 10월분을 국민 810만 명에게 평균 4만 8000원씩 환급하였습니다. 총 3,875억 원에 달합니다. 다음 달 12월에도 비슷한 규모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그간 돼지고기 소비는 지원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돈가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24일 돼지 평균가격이 5,426원일 기록, 더욱 상승했습니다.
한 유통전문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돈가는 강세로 이어질 전망이다"라며 "재고 부족으로 육가공들이 고기를 지속적으로 사고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생산비 상승으로 걱정이 많았던 양돈 농가들은 "고돈가에 정부에서 비행기로 수입육을 실어 나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며 "높은 돈가 보다는 안정적인 돈가가 오래 유지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관련하여 한 한돈산업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육류 가공장들과 관계를 잘 유지할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