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지난 2017년 만든 가정간편식 '오케이쿡'은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농협이 직접 기획, 개발, 관리하는 PB(자사상표)브랜드입니다. 제조는 제3자가 하고, 농협이 농협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제품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제품 가운데 한돈 대신 '수입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해 만든 제품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의 제품은 '오케이쿡 크리스피 핫도그'입니다. 소시지 원료인 돼지고기를 미국, 스페인, 캐나다 등 외국산을 쓰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원료인 돈지방까지 외국산입니다. 그런데도 버젓이 '농협'이 만든 가정간편식 '오케이쿡'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에서 말입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5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정감사에서 안병길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동구, 농해수위)의 문제 제기로 드러났습니다. 사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지적이어서 여전히 농협이 개선을 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다른 원료도 상당 외국산을 쓰고 있습니다.
안병길 의원은 "외국산으로 도배된 식품을 농협이 만들고 농협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우수 브랜드라고 하니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라며 "농협이 포장지만 한글인 외국산 식품을 미사여구로 위장해 판매하는 것은 농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농촌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돼지와사람'이 확인한 결과 수입산 돼지고기를 쓰고 있는 오케이쿡 가정간편식 제품은 2가지가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오케이쿡 사골 부대찌개'와 '오케이쿡 사천풍 중화볶음밥' 등입니다. 부대찌개에는 독일산 삼겹살 베이컨을, 중화볶음밥은 외국산 햄(77.78%, 한돈 22.2%)을 각각 원료로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만두, 동그랑땡, 곱창, 꼬치구이 등 그외 돼지고기 관련 오케이쿡 제품들은 '한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점에서 수입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쓰면서까지 농협 PB브랜드 제품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지 의문입니다. 소비자는 당연히 농협 제품이니 국내산일 것으로 생각할텐데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 농협의 공식적인 답변이나 개선 방안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