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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기고] 봄철 농장 ASF 재발병 가능성 상승...무엇을 해야하나?

오유식 수의사(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테크니컬매니저/한국양돈수의사회 학술부회장)

ASF  대비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야생멧돼지에서 양돈장으로의 전파 가능성과 예상 경로는?

 

지난해 9월 국내 ASF가 발생하고, 광범위하며 적극적인 차단을 실시한 후 국내 양돈농장에서의 ASF 전파는 지난해 10월 9일 이후로 더 이상 발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까지 국내의 ASF 발생에 대한 명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공유되고 있지 않아서 양돈농장의 ASF 발생이 야생멧돼지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사람이나 차량에 의한 것인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파 속도로 미루어 볼 때 사람이나 차량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전파된 것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단 양돈 농장의 발생은 멈추었고 그 이후 야생멧돼지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는 야생멧돼지를 통한 양돈장으로의 ASF 감염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ASF의 역학과 관련해 가장 좋아하는 슬라이드 중의 하나가 바로 그림1의 “ASF의 질병 전파 역사”이다. 2019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양돈수의사대회에 초청된 Klaus Depner 교수의 “Understanding African swine fever and major challenges to control the disease“ 발표 내용으로 ASF 바이러스의 전파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최초의 ASF 바이러스 전파는 감염된 야생멧돼지에 기생하는 연진드기가 흡혈하였을 때 진드기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고 다른 돼지로 옮겨가서 흡혈하면 전파되는 곤충의 물림에 의한 감염 전파(Arthropod borne infection)였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서식하는 야생멧돼지는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나타내지 않으며 바이러스는 이렇게 연진드기와 야생멧돼지를 오가면서 환경에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것을 진드기-야생멧돼지 순환(1st: tick–pig cycle)이라 한다. 

 

 

두 번째 전파 단계는 바로 바이러스를 보유한 연진드기가 아프리카 외부에서 들어온 사육돼지에 바이러스를 전파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야생멧돼지와는 다르게 사육돼지는 감염된 후 몇 일 이내에 거의 100%가 폐사하였다. 이때부터 감염된 사육돼지에서 감염되지 않은 다른 사육 돼지로 직접 접촉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였고 전파에 진드기와 같은 자연 숙주가 필요하지 않게 되는 기존과는 다른 비정형적인 감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감염 후 폐사한 사육돼지의 고기 또는 부산물 그리고 바이러스가 함유된 잔반을 통해 또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마지막 4단계로 ASF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지역 외의 야생멧돼지에 전파되었으며 폐사체와 오염된 서식지에 노출되어 직접 접촉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 및 감염이 순환하게 되었다.

 

1, 2 단계를 자연 숙주인 진드기 매개 감염이라고 보면 3, 4단계는 직접 접촉을 통한 지역감염으로 볼 수 있다. 4단계의 야생멧돼지와 주변 서식지 환경의 오염은 시간, 계절, 폐사체의 부패에 따라 달라지며 낮은 온도와 높은 습도는 바이러스가 더 잘 생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면 ASF 바이러스는 야생멧돼지에서 언제 많이 발생되고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일까? 아래 그림2는 2014년 1월 1일부터 2018년 9월 25일까지 유럽연합에서 야생멧돼지 및 사육돼지의 발병 사례 수를 나타낸 것이다. 파란색 막대는 야생멧돼지를 나타내고 빨간색 막대는 사육 돼지의 ASF 발생 사례를 나타낸다.

 

 

 

그림2-1는 주 단위 시간 순서대로 발생 숫자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림2-2는 같은 월에 발생한 사례를 합산하여 나타내어 계절적인 상황에 따른 발생 사례를 볼 수 있다.  

 

야생멧돼지의 발생은 최초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 사례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육농장의 발생 사례 역시 증가하는 패턴을 보여주지만, 야생멧돼지의 사례와는 다르게 규칙적인 주기를 보여주고 있다.

 

야생멧돼지의 발생 증가는 사육농장으로의 전파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자료에서도 야생멧돼지의 발생 숫자가 증가하는 피크에 사육 농장의 발생도 덩달아 증가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ASF의 계절적 피크는 6월에서 8월과 11월에서 1월 사이에 발생하며, 사육 농장에서는 매년 6월에서 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다(그림 2-2).

 

멧돼지 사육밀도 및 생태학, 농지 및 산림, 온도 및 기타 기후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인 농경 및 사람의 활동 증가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를 운반할 수 있는 기계적 매개체(곤충, 조류, 야생멧돼지를 제외한 야생 동물)의 활동 및 숫자 증가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최근 국내의 ASF 바이러스 감염 야생멧돼지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주목할 만한 내용은 물웅덩이와 야생멧돼지 서식지 환경에서 바이러스 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3월 17일까지의 발생두수를 기준으로 추세 분석을 해보면 향후 한 달 간은 매일 최소 6건에서 최대 10건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과거의 여러 기고에서 예측한 1월 16일 기준 1.5건에 2.5건 그리고 2월 17일 기준 4건에서 6건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 다만 정확도면에서는 MAD(the mean absolute deviation)와 MSD(the mean square deviation) 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을 보면 이전의 예상보다 현재의 예상이 신뢰도는 낮아지고 있다. MSD(평균 제곱근 편차)의 값은 추세 분석의 정확도를 가늠하는데 주로 사용되며 1에 수렴할수록 높은 정확도를 나타낸다. 1월과 2월 그리고 3월 MSD 값은 각각 1.1, 3.8, 5.4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 그리고 여름이 되면서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것은 겨울 동안 폐사된 야생멧돼지의 사체와 환경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낮은 기온으로 감염력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가 봄이 되면서 활동성이 증가한 야생멧돼지와 새로이 태어난 새끼 돼지(두수·밀도 증가)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멧돼지가 발견된 지점 주변의 물웅덩이와 토양, 포획·수색용 차량·장비, 멧돼지 분변 등에서도 ASF 바이러스가 총 30건이 검출됐다고 한다.

 

ASF 바이러스는 PH 4-13에서도 안정하며 일반적인 온도에서 분변에서 11일간 생존한다. 오염된 돼지 돈방에서는 1개월, 목재 판에 묻은 혈액에서 70일 그리고 부패된 혈액에서 15주간 생존할 수 있다. 섭씨 4도의 환경에서 혈액 내에는 18개월간, 햄에서는 140일 동안 존재한다.

 

따라서 봄이 되어 야생멧돼지 두수 조절에 실패하고 겨울에 찾지 못한 폐사체를 적극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전파의 위험도는 크게 상승한다. 따라서 ASF과 관련한 야생멧돼지의 관리 중 최우선은 개체수 감소와 감염되어 폐사된 사체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다.

 

 

동유럽 에스토니아의 경우 역학조사를 통해 ASF 바이러스가 어떻게 양돈장에 들어왔는가 경로를 조사하였고 표 1과 같다. 에스토니아의 감염 경로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ASF 바이러스가 어떻게 양돈 농장으로 전파될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정보이다.

 

 

또 하나의 정보는 EFSA Journal 2014; 12(4): 3628에 발표된 유럽에서의 사육 농장 감염 역학 조사 결과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총 284건의 농장 감염 중에 38%에 달하는 108건이 운반, 운송, 이동 간의 접촉이 원인이었다. 35%인 100건은 잔반 급여에 의해서 나타났다.  

 

유럽의 사례와는 많이 다르게 우리나라는 현재 잔반 급여에 의한 전파와 아주 작은 소규모 농장(Back yard farm)에 의한 전파가 현실적으로는 거의 희박한 상태이다. 이 두 부분을 제외한다면 지금 현재 우리의 상황은 야생멧돼지에 의한 양돈농장으로의 차단이 가장 핵심적인 위험요소인것이다.

 

전파 억제의 1단계는 야생멧돼지와 농장 돼지와의 접촉 차단이다.

 

현재 양돈 농장 발생이 없는 상황에서 야생멧돼지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농장 돼지에 전파되지 않게 하여야 한다. 위의 사례를 보면 첫째, 농장 울타리, 외부 차단방역을 강화하여 야생멧돼지가 농장으로 진입하여 농장 돼지와 직접 접촉하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하여야 한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야생멧돼지의 사육 밀도가 높은 산악 지역에 있는 야외 방목 사육을 하는 멧돼지 농장이나 외부 차단 방역이 잘 확립되어 있지 않은 소규모 농장이다. 이들 농장은 외부 차단방역을 완벽하게 확립하거나 높은 위험성을 가진 야외 방목 농장은 사육을 당장 금지하여야 한다.

 

둘째는 ASF 바이러스의 간접 전파 차단이다. 예를 들면 감염된 야생멧돼지와 접촉한 후 농장 돼지와 접촉하는 경우이다. 주로 사람에 의해 일어나지만, 간혹 물건이나 기구에 의해서 일어날 수 있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잔반을 급여하는 경우는 군부대 근처 농장이나 소규모 농장에서 있을 수 있으므로 금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곤충, 조류 및 애완·야생 동물에 의한 바이러스의 간접 전파도 가능하다. 울타리뿐만 아니라 조류와 곤충을 접촉을 막을 수 있는 망을 설치하고 돈사의 열린 통로를 막아야 한다. 특히 양돈 농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야생멧돼지 수렵을 하지 말아야 하며 고기와 부산물의 섭취도 금지해야 한다.

 

전파 억제의 2단계는 감염 농장에서 다른 감염 농장으로의 전파 억제이다.

 

이 단계는 1단계보다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아직 국내는 감염 농장의 발생이 없는 상황이므로 우선 1단계에 집중하고 양돈농장에서 신규 발생이 일어나면 구제역 발생에 준하는 대책을 시행하면 될 것이다. 야생멧돼지 보다는 사람과 차량 등에 의한 전파가 대부분이므로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차단방역에도 신경 써야 한다.

 

구제역 발생 때 적용하였던 모든 농장의 차단방역 절차를 준수하여야 질병 전파를 억제할 수 있다. 준비하고 개선해야 할 많은 부분이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것으로는 사료 차량과 출하 차량의 농장 내 진입 금지이다. 출하대와 사료 연결 라인을 농장 외부에 설치하거나 사료와 출하를 위한 내 농장 전용 차량이 반드시 준비되어야 이 시기에 내 농장을 ASF 감염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ASF 예방에 있어 결국 '사람'이 핵심

 

글을 마치기 앞서서 한가지 덧붙이자면 인간이야 말로 양돈장으로의 질병 전파 및 바이러스 도입에 가장 큰 요인이자 위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양돈 관리자들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을 통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모든 결정과 정보, 교육은 항상 과학적인 근거와 현장 상황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ASF the disease and its Epidemiology in Europe. Vi7orio Guber: ISPRA, Italy

Scientific Opinion on African swine fever (EFSA Journal 2014; 12(4):3628) All domestic outbreaks in all infected 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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