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내년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구제역을 비롯해 ASF, 돼지열병(CSF) 등 3대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에 대한 비발생 청정국가(비백신)가 될 전망입니다. 이후 대만 양돈산업의 목표인 2~3년 내 우리나라로 돼지고기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 농업부는 지난 1일 대만 돼지열병 완전 퇴치 1주년을 맞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돼지열병 비발생국 지위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만은 중국 대륙과 가까이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ASF 비발생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WOAH로부터 구제역 청정국으로 공식 인정받았습니다(관련 기사). 이제 내년 돼지열병 청정국도 공식 인정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구제역과 돼지열병 모두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의 청정국을 말합니다.
대만에서 돼지열병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지난 1994년의 일입니다. 이후 대만은 돼지열병 근절이라는 목표로 최근까지 3단계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습니다.
- 1단계: '21년부터 '22년까지 종합적인 백신 접종, 환경 위험 모니터링, 산업과의 대화 실시
- 2단계: '23년부터 '24년 6월까지 돼지열병 발병 위험 지속 모니터링, 점진적 백신 접종 중단 및 평가
- 3단계: '24년 7월 WOAH에 돼지열병 청정국 인정 신청
대만 농업부는 '21년부터 검사검역국의 다양한 모니터링 메커니즘(백신 접종 시범 중단, 감시돈 및 사육돼지 폐사돈, 야생멧돼지, 도축장 대상 검사 등)을 통해 야외 바이러스가 발견되거나 검출되지 않아 국내 돼지열병 발생 및 전파 위험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전문가 평가를 거쳐 '23년 돼지열병 백신 접종 중단 조치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23년 1월 종돈을 제외한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중단하였습니다. 이어 전문가 평가 결과 위험도가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라 같은 해 7월부터는 사육돼지에 대한 돼지열병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7월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한지 1년이 경과하고, 철저한 모니터링 결과 야외 바이러스의 활동 징후가 발견되지 않아 WOAH 육상동물위생규약에 명시된 돼지열병 청정국(비감염국) 신청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관련 자료를 준비하여 WOAH에 돼지열병 비감염국 지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만 농업부는 향후 돼지열병 청정국 지위 획득에 성공할 경우 양돈농가의 인력 및 백신 비용 절감은 물론, 백신 긴급접종 및 부작용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 양돈농가의 비용 절감 효과와 자국 돼지와 돼지고기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주요 동물 질병에 대한 국가의 방역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내 양돈농가의 수익성을 높이고 양돈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대만의 신선 돼지고기 및 돼지고기 가공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목표 시장 국가와 적극적으로 협상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대만은 지난해 9월부터 필리핀에 신선 돼지고기를 정식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97년 구제역 발생으로 4백만 두 가까운 돼지를 살처분하고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된 이후 첫 수출 재개입니다. 가공육은 일본,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등으로 수출이 가능합니다. 대한민국은 대만 양돈산업의 향후 수출 목표 대상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