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김정희, 이하 검역본부)가 지난 10일 대전 오노마 호텔에서 '2024 우수 연구성과 발표회'(이하 발표회)를 개최하였습니다(관련 기사). 이날 검역본부는 우수성과 발표에 앞서 '2024 검역본부 연구개발 우수성과 20선'이라는 제목의 책자를 소개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성과 20선 가운데 돼지와 관련된 것을 모두 6개입니다. 이미 한돈산업에 알려진 것도 있고 다소 생소한 것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사용 중인 것도 있고 손꼽아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이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계 최초 현장 구제역 감별진단키트(메디안디노스틱 공동)
구제역 의심축 발생 시 가축방역관이 현장에서 15분 이내에 구제역 7가지 혈청형 검출과 3종(O, A, Asia1) 혈청형 판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신속항원간이진단키트입니다. 단순하게 발생 유무만 가능했던 기존 구제역 진단키트와 크게 대비됩니다. 이를 통해 보다 신속한 방역 조치가 가능합니다. 지난 '18년 국가과학기술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정식 진단키트로 등록되었습니다(관련 기사).
이동식 구제역 현장 정밀 분자진단 시스템(옵토레인 공동)
구제역 발생 최종 확진은 실험실 진단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동식 구제역 현장 정밀 분자진단 시스템'은 반도체 바이오센서 기술을 이용하여 실험실까지 이동하지 않고 임상 시료를 직접 적용하여 현장 또는 이동 중에 구제역 확진(감별진단, 혈청형 판별)이 가능한 진단기기입니다(관련 기사).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은 2시간 이내입니다. 진단 진행과 결과를 휴대폰과 PC로도 실시간 확인 가능합니다. 간이검사키트의 신속·간편함과 실험실 검사의 정확성이 결합한 최첨단 연구의 산물입니다.
세계 최초 면역 증강용 구제역 백신 플랫폼
'면역 증강용 구제역 백신 플랫폼'은 단백질 기반 비오일(Oil-free) 백신 플랫폼입니다. 항원과 어쥬번트(백신보조제, 면역강화제)로 동시 작용하며, 강력한 면역반응 유도와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냅니다. 기존 수입 불활화 항원에 오일 어쥬번트를 혼합한 구제역 백신보다 빠른 초기 항체 형성 및 장기 지속성, 상온 보관유통 가능, 돼지에서 광범위한 교차방어, 백신 접종 부위 이상육 발생 원천 차단 등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ASF 및 PRRS 백신 등에서의 면역강화제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백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과 상용화가 준비 중입니다(관련 기사).
돼지용 피내접종 구제역 백신
현행 구제역 백신은 모두 근육접종 백신입니다. 효과는 탁월하지만, 이상육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검역본부가 개발한 피내접종 구제역 백신의 경우 기존 백신과 효과면(항체가, 중화항체역가)에서는 동일하면서 이상육 발생률을 기존 27%에서 2%로 낮추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구제역 백신 전문 기업인 'FVC'에 기술 이전되어 상용화가 추진 중입니다.
돼지인플루엔자 5종 유전자 진단법(메디안디노스틱 공동)
국내에서 유행하는 돼지인플루엔자 3가지 아형(H1N1, H1N2, H3N2)과 신종인플루엔자, 중국에서 우점종으로 보고되어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G4 유전형 등에 대한 감별이 가능한 진단키트(RT-PCR)입니다. 지난해 10월 품목허가가 완료되어 올해부터 가축방역용 진단액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돼지인플루엔자는 PRDC의 원인체입니다. 또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지속적인 예찰이 필요합니다.
역유전학 기술 기반의 북미형 PRRS 생백신(바이오포아 공동)
해당 PRRS 생백신(포아백 PRRS 생백신)은 국내 PRRS 분리주를 이용, 역유전학 SAVE 기술을 적용해 만들었습니다. SAVE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키는 방법을 말합니다. 기존 생백신 바이러스와 달리 돼지 체내에서 증식성이 낮아 생백신의 병원성 복귀 우려가 낮고,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향상시켜 강한 세포면역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국내 일선 농가에 공급 중이며, 글로벌 동물약품기업 세바(CEVA)와 해외기술이전이 추진 중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