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등락에 따라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좌지우지 되고 국내산 돈가에 영향을 주는 일은 당분간 없을 듯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최근 발표한 해외축산 보고에서 중국의 돼지고기 산업이 ASF로부터 회복하면서 돼지고기 생산량과 수입량이 ASF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돼지의 절반 이상을 사육하고 있는 중국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8년입니다. 이후 1년도 안되어 중국 내륙 전역에 전염병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 과정에서 전체 돼지의 1/5 정도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기업인 라보뱅크는 중국의 ASF로 인한 돼지 피해는 1억5천~2억 마리로서 돼지고기 생산 손실은 30%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잉여분의 블랙홀 역할을 했습니다. ASF 발생 이전 140~150만 톤대의 연간 돼지고기 수입량이 '19년 245만 톤을 거쳐 '20년 527만 톤까지 급상승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현재 중국은 모돈 사육 마릿수 감축을 통해 돼지고기 생산량 조절을 할 정도로 생산량이 충분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EU산 돼지고기 수입단가 상승 영향으로 수입량이 더욱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농업관측센터는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하면서 '2024년 세계 돼지고기 공급량 대비 중국 수입량은 150만 톤으로 약 16%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150만 톤은 지난 2017년 수입량 수준입니다.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글로벌 돼지고기 가격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V자 형태로 하락세와 상승세가 이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등의 수입 수요 약세와 서유럽의 수요 증가· 공급 부족 등이 주요 이유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