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보고서가 확인되었습니다. 그간 알려진 ASF의 발병 시점이 8월이 아니라 7월로 확인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발병 후 한참 뒤에야 조치가 취해졌다는 얘기입니다.
필리핀의 농업부 산하 동물산업국은 이번주 월요일인 9일 OIE에 자국내에서 ASF가 발병했다고 알렸습니다. 필리핀 당국이 기자회견을 한 날과 같은 날입니다.
필리핀의 OIE 제출 보고에 따르면 ASF 최초 발병한 시점은 7월 25일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필리핀 농업부가 ASF 의심 보고를 접한 것은 8월 16일 입니다. 최초 발병 후 23일이 경과한 후에야 뒤늦게 신고가 된 것입니다.
필리핀은 16일 당일 자국의 실험실 검사를 통해 ASF로 이미 진단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를 통해 추가 진단(확진)을 받은 시점은 그로부터 2주 후인 8월 30일이었습니다. 발표시점보다 9일 먼저의 일입니다. 이래저래 뒤늦게서야 ASF를 실토한 셈입니다. 바이러스 분리와 유전자 분석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필리핀의 OIE 보고에는 발병지역은 리잘주 7개 지역입니다. 모두 백야드 등 일반농가에서 키우는 돼지에서 발병했습니다. ASF 감염 또는 폐사되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두수는 536두이며, 살처분한 두수는 7,416두 입니다. 이 둘을 합치면 약 8천두(7,952두)에 달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익히 리잘주와 함께 ASF 발병지역으로 알려진 블랑칸주는 보고에 누락되어 있습니다.
필리핀 당국은 현재 모든 시나리오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고, 업계 이해관계자 등의 협력을 통해 ASF가 잘 통제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시점도 늦고 발병정보가 투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통제가 잘 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