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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백신 개발되었을 경우 당장 우리나라 적용 가능성은?

야생멧돼지용 경구용 백신은 멧돼지 바이러스 확산 차단 용도로 활용 가능, 사육돼지용 주사 백신은 발생농장 재입식 돼지 적용 및 예방적 살처분 대용으로 검토 가능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주요 양돈국가에서 ASF 백신 개발이 한창입니다(관련 기사). 베트남에서 몇몇 상용화 백신을 출시한 상태이지만,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병원성 복귀), 야외감염 감별(DIVA) 등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범용 가능한 백신이 없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반면, 멧돼지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과 사육돼지에서의 발병으로 피해가 누적되면서 백신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언제 백신이 개발될지 모릅니다. 역대 백신 가운데 개발이 가장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처럼 느닷없이 모 제약회사가 제품 출시 계획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 등이 검증된 ASF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전제로 백신을 포함한 ASF 대응 전략을 미리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뿐만 아니라 산업이 수용할 수 있는 ASF 관리 모델을 사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ASF 청정화(박멸)가 목표입니다. 

 

ASF 백신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개발 중입니다. 하나는 사육돼지용 주사 백신이고, 다른 하나는 야생멧돼지용 경구(미끼)백신입니다. 

 

 

먼저 야생멧돼지용 경구백신은 우리나라와 유럽 등 주로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생하고 있는 나라에서 관심이 높습니다. 우리 환경부는 2년 전부터 확산차단 광역 울타리 정책을 포기하고 제약회사와 대학·연구소 등과 함께 백신을 개발 중입니다(관련 기사). 

 

야생멧돼지용 경구백신은 멧돼지가 좋아할 만한 먹이(미끼) 속에 생독백신이 담겨져 있는 형태입니다. 멧돼지가 이를 섭취하면 ASF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스스로 형성, 이후 바이러스 감염 및 전파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야생멧돼지 사이의 바이러스 순환 확산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형태의 야생멧돼지 돼지열병 백신과 너구리용 광견병 백신을 매년 살포, 해당 질병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생멧돼지용 경구백신은 무분별한 총기 포획으로 인한 멧돼지에 대한 인위적인 이동·확산, 생태계 교란, 총기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포획이 어려운 하절기에 유용합니다. 기존 발생지뿐만 아니라 아직 미발생지 - 충남을 비롯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 모두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육돼지용 주사 백신은 현재 우리나라의 질병 상황을 볼 때 당장 개발이 되더라도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 등과 같이 통제 불능한 상황이 되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정부의 통제 규제와 농장의 차단방역이 일정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발생농장 재입식 돼지에 대해서는 사용을 검토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재발병 위험과 부담을 줄여 재입식 시기를 당길 수 있습니다. 또한, 예방적 살처분을 대신할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파주와 연천, 김포, 강화 등에서의 시군 전체 돼지 살처분뿐만 아니라 최근 양양 양돈단지 돼지 살처분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생농장 주변 방역대 농장도 접종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예방적 살처분뿐만 아니라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 등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한편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케어사이드, 코미팜, 중앙백신연구소 등이 ASF 백신 개발을 주도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들은 국내 적용보다는 해외 수출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케어사이드는 백신 개발과 함께 수출용 백신 제조시설 기반을 조성 중입니다. 코미팜은 최근 필리핀 당국에 사육돼지용 주사 백신 품목등록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앙백신연구소는 유럽 수출용 야생멧돼지 경구용 백신 개발을 목표로 다국적기업과 협업을 모색 중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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