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위치한 프로비미의 글로벌 양돈 기술이사인 마크 듀콕스와 중국과 러시아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후 재입식 등 대응 방안과 현재 상황에 대하여 나눈 대화를 편집해 정리하였습니다. 나라마다 ASF 상황과 관련 정책 및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보시길 바랍니다. - 양홍모 부장, 프로비미코리아]
ASF 바이러스의 특성상 치사율이 높고 감염력이 다른 바이러스에 비하여 오래 지속되지만, 전파력이 높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절차에 의해 철저한 위생 및 방역 관리가 된다면 통제 가능한 질병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ASF발병 이후 통제의 양상은 다르지만, 두 나라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은 한국의 ASF 통제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파이프스톤에서 제안하는 ASF 발생 농장의 효과적인 재입식 프로세스 12단계
1~12단계 중 마지막 12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보통 10달 이상의 농장 비움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기간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혹자는 6개월간의 농장 비움 기간동안 명확한 기준이 적용된 철저한 소독 절차가 수행되고 시험 사육에서 추가 발병이 없다면, 재 입식이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농장에서 재입식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명확한 기준 제시가 있어야 하며, 기준에 대한 철저한 감시 및 적용이 필요하다. 기준과 감시 기능이 불확실 하다면 재입식 절차가 진행이 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감염 위험 구간에 위치한 농장에 의심 개체가 있을 경우, 특별한 격리 컨테이너를 설치하여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기를 권장한다. 만약 ASF라면 살처분 프로토콜에 맞춰서 처리해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뇨와 소독 절차도 마찬가지이다.
물은 강력한 전파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급수 시스템을 여러 단계로 분리하는 것이 좋고, 특히 물이 하나의 급수통에 연결되어 공유하도록 하지 않기를 권장한다. 물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낮다 하더라도, 가능한 위험 요소들을 줄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루마니아의 경우 이러한 케이스가 있었는데, 주위에 농장이 없음에도 감염된 원인으로 ASF 감염 돼지의 사체가 강에 빠져 있었던 것을 지목했던 경험이 있다. 특히, 발병하거나 발병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고압의 수세에 대하여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 소량의 바이러스라도 물을 통해 전파될 경우 강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SF가 장기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응
ASF 만성화 국면에 접어든 중국 ASF발생 농장의 임시방편 대응책
중국은 ASF로 전체 돼지의 사육두수가 가혹할 정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현재 돈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ASF가 발병하더라도 전체 두수의 안락사보다는 부분적으로 돈사 비우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ASF의 전파를 막기에는 약할 수 있지만, 더 이상의 사육두수 감소는 중국에서 감당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부분 안락사가 시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톨사에 의심축이 발견될 경우, 의심축 좌우의 2두씩 안락사를 시키는데 - 전기 혹은 가스를 통한 안락사로 교차감염의 위험을 줄이며, 이러한 조치를 할 때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 있다. 절대로 수세를 통하여 스톨을 씻어 내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ASF 감염 개체가 배출한 분뇨는 단 1g으로도 다른 개체에 ASF를 감염시킬 수 있으며, 물에 의해 그 전파력이 커진 상황에서 수세기를 이용해 분뇨와 물이 뒤섞여 사방으로 튀어나간다면, 그 위험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최대한 분뇨가 튀거나 퍼지지 않도록, 사람이 직접 긁어 내는 방식으로 청소해야 한다.
ASF 발병 시 농장 및 인력 관리
감염 의심돈이 나오면, 모돈 전체두수의 임상증상이나 체온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혈청과 타액 등을 매일 샘플링하며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또한 작업자가 ASF에 노출되었을 경우 최소 3주간의 잠복기간은 농장에 출입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농장에서 일하는데, 여기서 위험한 것은 ASF의 전파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자가 농장 내부로 복귀할 때에는 반드시 격리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며, 농장 식당에서는 만두, 소시지 등 돼지고기의 반입을 금지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ASF 대응 방안
위생 상태의 중요성
사료, 물, 슬랏 바닥, 벽, 케이지 등 필요에 따라서 모두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거하지 않는다면 슬러리 피트 안의 모든 유기물을 긁어서 깨끗이 없애야 한다. 분뇨는 굉장히 중요한 감염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10도 이하에서는 소독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이라도 10도 이상으로 유지하며 소독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의 경우 아무리 추워도 차량 소독조 같은 부분은 10도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항온 설비를 설치하고, 바람막이를 설치한다.
농장 내 모든 문과 자재들에 대하여 깨끗하게 청소해야 하며, 때에 따라서는 이러한 5~6단계의 소독 매뉴얼을 3번 이상 시행해야 할 경우도 있다. 소독제의 경우 ASF에 효과 있다고 판명된 검증된 소독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검증된 제품의 구입이 여의치 않더라도 최소 3가지의 소독제를 이용하여 소독하고(암모늄, 표백제(Bleach) 등), 불소독이나 생석회를 이용하는 등의 추가 활동도 필요하다.
곤충이나 모기, 설치류 등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농장의 취약부분에 방충망 등의 가림 시설을 해야 한다.
러시아의 방역 마인드
'아무도 믿지 말아라!' 러시아의 경우 농장 방문객에 대하여 3일간 농장 진입 전 격리를 하도록 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이다. 농장 내 출퇴근 직원은 되도록 도시에서 고용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돼지와의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모든 선택사항을 없애라! 식품회사와 마찬가지로 농장 출입 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며, 이러한 행동에는 어떠한 선택지(예외)도 없어야 한다. 어떻게 내 농장과 내 트럭이 깨끗하다고 증명할 것이냐? 농장을 식품 제조 공장과 같은 개념으로 직원들의 위생 관념을 높여야 한다.
모든 조치 사항에 대하여 언제나 두 번 이상 체크하고, 확인하라!
러시아의 경우 재입식 전 농장의 청결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연쇄상구균(Staphylococcus)에 대하여 검사를 하여 위생상태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농장에서 쉽사리 사라지기 어려운 병원균으로 이 균이 발견되지 않을 시 ASF 바이러스가 소멸되었다고 볼 만큼 위생상태가 좋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SF의 컨트롤은 관리의 문제. 이러한 접근법은 베트남에서도 굉장히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제거되지 않은 위험요소가 있을 경우에 ASF 바이러스는 수 개월간 농장에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명확한 소독 및 청결 절차가 필요하며, 이를 제대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농장의 입장에서는 입식 절차와 통제에 대한 관리 기준이 명확하게 수립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재입식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가능한 다양한 위험요소들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ASF의 빠른 종식에 대하여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ASF의 빠른 종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