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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베리코의 나라', 스페인 양돈산업을 해부하다

프로비미 Commercial Lead, Korea, 양홍모 부장(Leo_hong-mo_yang@provimi.com)

 

최근 대한민국의 수입육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베리코 돼지'의 나라, 스페인의 전반적인 양돈 상황과 그들의 사업 방향에 대하여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스페인은 유럽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PSY가 30두에 육박하는 양돈 선진국이지만, 사업의 방향과 전략은 약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이 글을 통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인 양돈의 전반적인 시장 상황

 

스페인은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50kg이 넘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소비하는 나라입니다. 문화적으로 햄과 소시지의 소비량이 많아서인지, 도시 곳곳에서 하몽(Jamon)이나 가공육을 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럽 3대 돈육 수출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의 사육두수는 모돈 250만 두, 상시 사육두수 3,000만 두를 약간 상회하며, 년간 도축되는 두수는 약 5,000만 두로 약 58억 유로의 생산액을 차지하고 있습니다(2017년).

 

유럽 양돈의 전체적인 사육 두수는 규제와 수익성 감소등의 이유로 인해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스페인의 경우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양돈 산업이 성장하는 이유

기존의 양돈 선진국이라 불리우는 덴마크, 독일, 프랑스와 비교했을 때, 스페인이 양돈생산성과 더불어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계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의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아래의 세 가지 스페인의 성공적인 사업 전략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①농장의 수익성 향상

②브랜드 및 산업구조

③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미래에 대한 대비

 

첫 번째 전략 : 농장의 수익성 향상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유럽의 양돈수익성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는 생각해 봐야겠지만, 평균 PSY가 30두가 넘어가는 서유럽 국가에서는 모두가 살아 남기 위하여 한 마리라도 더 낳고, 덜 죽이기 위한 노력과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스페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1995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근절* 이후 양돈 재건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지만(*1960년에 ASF발병, 35년 후 근절), 이후 EU 동물복지 관련 규제의 강화로 인해 모돈 사육 가능 두수가 줄게 되어 고능력 모돈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모돈의 90%는 PIC, 덴브레드, Topig 등의 고능력 모돈이 양돈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고, 10% 정도의 비율인 '이베리코 흑돼지'가 브랜드육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이베리코 브랜드가 스페인의 브랜드육을 대표하는 것은 맞지만, 거시적인 양돈 산업으로 본다면 고능력 백색돈의 양적인 성장과 이베리코 브랜드 등의 질적인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산비 절감의 노력

EU국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땅값과 인건비로 인해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스페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료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비용 중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 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장에서는 사료 요구율 개선과 관리비용 절감 등의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EU 평균 Kg당 생산비용이 1.55 유로임에 반해 스페인의 생산비용은 1.37 유로로 한화로 약 250원/kg의 차이가 나게 되었고, 이는 곧 스페인 양돈산업의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수익성 향상을 위한 노력

국가별 생산비용에서 알 수 있듯이, 시설에 대한 투자가 많고 규제가 심한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비가 들게 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스페인은 2013년 EU 동물 복지 규정 강화 이후 고능력 모돈의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이와 함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사료 요구율 관리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실제로 2014년 이후 생산비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원칙에 입각한 농장 운영, 적절한 사육밀도, 철저한 방역 등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에 충실한 사육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 자료로 볼 때, 전체 사료요구율은 2.86에서 2.69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19~107kg구간의 비육돈 사료요구율은 2015년 1분기 기준으로 2.54이지만, 최근 일부 농장의 경우 2.20까지 떨어지는 농장도 있으며, 일부 종돈회사의 개량 목표는 2.00이라고 합니다.

 

사료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료요구율 개선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농장의 수익성을 판가름 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며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스페인의 많은 농장들은 폐사율과 사료 허실을 줄이려는 노력과 비육구간에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은 곧 수익성 확보와 동물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전략 : 브랜드 및 산업구조

 

대한민국 돈육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던 이베리코 흑돼지의 본고장이 바로 스페인 입니다. 이베리코 브랜드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기존에 많이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이베리코 브랜드는 크게 유전적인 부분과 사육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라벨을 붙이게 되고, 그 가격의 차이도 크게 나게 됩니다.

 

두당 방목지 10,000제곱미터에서 출하 전 2달간 최소 46kg의 도토리를 먹어야만 획득할 수 있는 베요타(BELLOTA) 등급은 품종 개량에 따라 100%-이베리코, 75%, 50%-이베리코로 또다시 나뉘어 각기 다른 가격에 판매가 됩니다.

 

또한, 같은 등급의 햄이라도 그 부위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나는데, 뒷다리살의 가격이 가장 비싼 가격을 받게 됩니다. 가장 낮은 등급인 세보(CEBO) 등급의 경우 도토리의 급여가 필요없고, 두당 2제곱미터만 있어도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농장에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일반 백돼지와 함께 생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급과 부위에 따른 가격차이는 같은 이베리코 햄 사이에서도 4배 이상 나기도 하는데, 소비자들은 돈육의 품질과 풍미로 인해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며 구매를 합니다.

 

 

▶스페인 양돈산업의 구조

스페인은 돈육 생산량과 수출량에 있어서 '전세계 Top 5'에 속하며, 최근까지도 꾸준히 사육두수가 성장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도축과 수출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출국에 대한 신뢰를 위하여 각종 규제도 엄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각종 규제와 법규로 인해 사업적 장벽이 존재하고 있지만, 생산성에 대한 투자, 비용 절감 노력, 강력한 브랜딩 등이 스페인의 양돈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전략 :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미래에 대한 대비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

지속적으로 양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스페인에서도 몇 년 전까지는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를 선호하다가 마블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이베리코 돈육의 시장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동물복지와 안전한 축산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식품 안전과 환경적인 요구

전세계적으로 안전한 식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항생제의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적 이슈로 인해 조만간 사료내 아연(Zinc) 사용량 등이 강하게 제한될 것입니다.

 

이러한 요인은 농장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줄 것이기 때문에 EU 전체적으로 영양적인 부분과 관리적인 부분에서 해답을 찾고 있었습니다. 생산자는 변화에 대비하여 미리 대처하고, 소비자는 가치있는 상품에 대하여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선순환이 스페인 양돈 산업의 성장 원동력인 듯 합니다.

 

마무리하며

스페인 양돈산업이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익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는 고품질 돈육 생산”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의 양돈 상황이 우리나라와 똑같지는 않지만, 산업의 미래를 위하여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장된 광고를 통하여 소비자를 현혹하는 국내 이베리코 브랜드의 문제점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스페인의 양돈 산업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은 우리 한돈산업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열쇠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요약] 스페인 양돈 산업의 성공 비결

①수익성 향상 : 고능력 모돈에 투자하고, 생산비 절감을 위한 사료 요구율 개선 및 경영관리

②제품 : 브랜드 및 유통 경로에 대한 투자, 고품질 돈육 생산을 위한 노력

③미래 대비 : 동물복지, 각종 사업 환경변화에 대비하는 여러가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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