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밥토크는 맛있는 돼지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양돈영양 이론>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해석하여 농가들의 혁신적이고도 실용적인 지식경영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꿀밥토크 1편'에서는 분만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10일부터 이후 5일까지 총 15일을 전환기로 지칭하고, 포유초기 적절한 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환기 영양관리가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했었다. 본고에서는 이에 추가로 전환기 항산화 스트레스 및 변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 산소의 두 가지 얼굴
최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농장 내 방역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동물은 기본적으로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게 될 경우 많은 에너지를 열발생에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게 된다. 이것은 겨울철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되며, 농가에서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저온 상태에서 면역력이 감소되는 현상은 돼지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특히 겨울철에는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며, 면역력을 개선하기 위해 보약, 비타민 및 광물질 보충제 등을 챙겨 먹기도 한다. 이 중 비타민 및 광물질의 경우 항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복용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항산화는 대체 어떤 성질을 지칭하는 것일까?
산소가 동물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소는 동물 체내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 사용되며,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반면에 이렇게 “착한” 산소도 동물의 체내에서 계속 일(대사 과정)을 하다가 보면 열을 받아서(?) “악한” 산소로 변할 때가 있다. 이렇게 “악한” 상태로 변한 산소가 바로 “활성산소”이다.
활성산소는 동물 체내의 대사 과정 중에 필연적으로 발생되며 불안정하지만 매우 반응성이 강해 주변 세포를 공격하고, 유전자를 변성시켜 재생하지도 못하게 만든다. 평소에 화를 내지 않던 사람이 화나면 더욱 무서운 것처럼 산소는 동물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활성산소는 질병 및 노화의 주범으로 꼽힐 정도로 유해성이 높다.
이런 무서운 활성산소를 막기 위해 동물 체내에는 항산화 효소가 존재하며, 이 효소로 완벽하게 막지 못했을 때 항산화 스트레스가 증가된다고 얘기한다. 이 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항산화 물질이다.
* 전환기의 중요성 : 모돈의 항산화 스트레스 감소
임신 후기 태아 전체 성장의 35% 이상이 진행되고, 대사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전환기 모돈의 항산화 스트레스는 증가하게 된다. 대사 작용이 활발하다는 것은 유해성을 가지는 활성산소 발생이 증가된다는 것이며, 모돈 체내의 항산화 효소로는 완벽하게 활성산소를 막는 것이 힘들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항산화 효소로 막기 어려운 부분을 항산화 물질이 도와준다고 했는데 이 중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물질이 Ascorbate 및 DHAA(Dehydroascorbic Acid)다. 이런 항산화물질의 혈중 농도가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활성산소가 주변 세포를 공격하게 되면서 모돈의 번식성적 및 대사과정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임신 후기 격렬한 대사 과정을 거침에 따라 모돈의 혈중 항산화물질 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볼 수 있으며, 전환기에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할 경우 생시체중 감소 및 이유 전 폐사율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전환기의 중요성 : 변비의 예방
일반적으로 임신기에는 정해진 프로그램 및 산차에 따라 제한 급이를 실시하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섬유소 함량을 높게 설계한다. 반면에 포유기에는 무제한 급이를 실시하고, 영양소 섭취량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섬유소 함량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계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분만 5일에서 7일 전부터 감량 급이를 너무 과한 수준으로 적용할 경우 분만 전후 변비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변비가 모돈의 사산비율 및 이유 전 폐사율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하였다. 분변점수가 낮을수록 변비가 심한 모돈을 의미하며 변비를 겪는 모돈의 비율이 증가할수록 사산비율 및 이유 전 폐사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변비가 심할 경우 모돈의 스트레스는 상승되게 되고, 체내 병원성 박테리아 및 독성물질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 밖에도 포유 초기 섭취량 및 유량 감소 등 여러 가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전환기 관리를 통해 변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포유 전후 전환기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고능력 모돈의 도입 비율이 증가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양돈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다.
'꿀밥토크 1편'에서 수능 당일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수능 직전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는 점을 예로 들었었다. 실제 필자의 주변에서 예행 연습을 하기 위해 수능 시험을 볼 장소를 미리 여러 차례 방문해 보거나, 수능 시간표에 맞춰 모의고사 문제를 똑같이 풀어보고, 수능 당일 날 먹을 점심까지도 동일하게 체험해 보는 경우도 보았다.
모돈의 번식 성적은 농장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므로 그 중요성이 수험생의 수능과 동등하다. 이렇게 중요한 번식성적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기 위해 전환기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다음편부터는 세부적인 관리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다음 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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