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한돈 산업을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 6편
이유 후 성장정체 극복을 위한 핵심기술, 설사 저감 솔루션
Weaning에서 Winning하는 방법?
자연상태에서는 젖을 떼는 과정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됩니다. 아기들도 모유를 먹다가 6개월 정도가 지나면 흰죽이나 이유식으로 조금씩 적응시켜 줍니다. 이때부터 점진적으로 한 가지씩 식단을 더해가면서 추가로 6개월의 이유식 기간을 거치다 보면 생후 1년정도가 되어 밥을 먹게 됩니다.
하지만, 경제동물의 특성상 자돈의 젖떼기는 보다 신속하게 전환이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돈이 이유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면서, 새로운 도전에 마주하게 됩니다.
젖을 떼는 과정, 즉 이유를 하면 놀랍게도 성장이 정체되는 기간이 약 3~4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발생하게 됩니다(그림1). 이때는 돼지가 오히려 거꾸로 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며, 포동포동했던 돼지의 상태도 거칠어집니다.
특히, 조기이유(12일~17일령)를 실시한 a그룹에서는 7일간의 증체량이 '0'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반면 20일~28일령에 이유를 실시한 b그룹에서는 4일 동안 성장 정체가 발생하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절대적인 섭취량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이유 직전에는 모유를 하루에 약1L 이상을 섭취합니다. 이는 건물 함량으로 약 250g에 이릅니다. 그런데 젖을 떼는 당일에는 아예 사료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점차 사료 섭취량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이유 직후 1주일 동안의 하루 평균 섭취량은 겨우 120g 입니다(그림 2). 이 정도 섭취량은 에너지 함량으로 환산하였을 때, 이유 직전에 비해 60~70% 수준에 불과합니다. 120g의 섭취량으로는 이유 자돈의 체중을 유지하기에도 다소 부족한 양입니다(자돈의 일일 유지 에너지 요구량 = 110 kcal × BW kg0.75). 그러니 살이 빠질 수 밖에요.
이유(reason)있는 이유(weaning)
사실 모든 이유(why?)는 이유(젖을 떼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래 그림으로 모식화한 것처럼, 4가지 유형의 큰 변화로 인해 매우 취약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밥이 넘어 갈 리가 없겠지요.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들이 이유 자돈의 기호성과 소화생리, 면역, 장관 내 미생물 균총 등에 부정적인 변화를 유발시켜, 설사의 발생 빈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양성적의 저하로도 이어집니다.
마음도 속도 타들어간다!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게 된 자돈들은 어떻게 대처할까요? 속상한 나머지 놀랍게도 니플(nipple, 영어로 '유두'란 뜻이 있음)을 엄마 젖꼭지로 착각했는지, 아니면 정말 애간장이 탔던지 물만 먹고 있습니다(그림 4).
심지어 둘째 날은 이유 직전의 모유 섭취량 수준까지 물을 과다하게 섭취하고, 이후에는 물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허기진다는 학습효과 덕분인지 점차 음수량은 낮추고 사료를 섭취하게 됩니다.
진짜 속이 탄다, 장 기능의 상실!
이유 후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소장 내 융모의 변화' 입니다. 모유를 섭취하면서 가늘고 길게 잘 발단된 융모들이 이유 직후 뭉툭하고 짧게 깎여 내려갑니다. 결국은 사료를 먹고 싶어도 먹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된 것입니다.
사료 섭취량이 낮으니 장내에서 사용할 영양소도 부족해지고, 점막의 기능이 쇠퇴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어떻게든 먹어 보려고 안간힘을 써봐도 장 상피세포는 손상되어 병원균이나 독소의 침투가 용이해집니다.
또한 장액을 통한 소화효소 분비 능력은 저하되어 소화·흡수도 불량해집니다. 결국은 장세포의 염증발현 증가와 장내 이상발효의 증가로 연변과 설사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설사!
이유 직후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면서, 결국에는 설사가 발생하는 개체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중복되다 보니 이때는 웬만한 방법을 시도해도 설사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설사를 치료해 보신 분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한번 설사가 발생한 개체는 하루, 이틀 치료로도 잘 호전되지 않아서 며칠 동안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를 하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성장은 지연됩니다. 아래 [그림6]처럼 설사 하루당 약 4일의 출하 일령이 지연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략 4일 정도 설사가 지속된다면 무려 2주 이상 출하시점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유 스트레스를 최소화시켜 설사를 저감시킬 수 있을까요? 자돈의 소화 생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영양적 솔루션을 접목시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유 자돈에서 발생되는 설사는 ①영양/생리적 설사 또는 ②질병성 설사 ③환경적 설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적합한 시설환경과 사양관리, 위생관리(올인-올아웃, 돈사 소독 등)와 같은 방법과 함께 영양적 솔루션까지 적용해서 설사 발생빈도를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1. 단백질 – 과유불급? (No more protein!)
고단백질에 비해 저단백질의 영양 설계는 냄새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자돈의 설사 발생 민감성을 낮출 수 있는 훌륭한 솔루션입니다.
정밀 영양과 개별 아미노산의 요구량 정립이 미흡했던 과거에는 조단백질로 사료의 영양소 함량을 설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사료 내 항생제 사용이 점진적으로 금지되면서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때 국내 최초로 영양적 솔루션으로 저단백질·정밀 아미노산 설계를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특히, 이유자돈은 위내 염산 분비 능력이 부족해서 산도가 비교적 약한 편입니다. 위장에서 염산이 분비되면 단백질을 분해하는 펩신이라는 소화 효소의 활성을 촉발시켜주는데 이유 자돈은 염산 분비량이 적은 편입니다. 즉, 단백질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백질 소화의 부담을 덜어주는 아미노산 형태의 설계가 소화율 향상과 설사 저감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뚜렷한 변화는 고단백질 급여시 병원성 미생물의 분포와 발현이 증가된다는 점입니다.
아래 [그림8]처럼 고단백질 급여군과 저단백질 급여군에 각각 병원성 미생물을 공격 접종한 후 회장에서 병원성 미생물의 분포를 확인하였습니다.
3일 후 5마리 중 4마리의 개체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나타난 고단백질에 비해서 저단백질 급여구는 7일까지 현저하게 낮은 비율을 보여줍니다(A는 3일 후, B는 7일 후 시점, 하얀색이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된 비율임).
분명한 것은 분변의 설사 발생 지수도 뚜렷하게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아래 [그림9]처럼 저단백질 사료를 급여한 경우 병원성 미생물을 공격접종하고 나서 분변지수가 매우 안정적인 패턴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단백질 소화에 대한 부담도 줄여주고, 병원성 균의 증식도 줄어들어 설사 발생 민감도를 낮추기 때문에 분변 안전성을 높여준 것입니다.
2. 기본에 충실 – 자돈의 소화 생리에 답이 있다?
자돈의 소화효소 분비능력은 아직은 미흡한 상태입니다. 특히, 이유 직후에는 모든 소화효소 분비량이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소장 상피세포들이 손상되면서 장액을 통한 소화효소 분비가 제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앞서 살펴본 내용처럼 단백질 분해 효소(protease)의 활성이 전반적으로 가장 낮은 편입니다[그림10]. 모유를 섭취하는 동안에는 유당분해효소(lactase)의 활성이 가장 높게 유지되고, 탄수화물과 지방의 분해 효소 분비는 서서히 증가하는 시기에 이유시점과 딱 맞닥뜨리게 됩니다.
따라서 이유시점에는 유제품 함량이 높은 고품질 입붙이기 사료의 급여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별 사양(phase feeding)의 사료 급여 프로그램을 접목하면 점진적인 영양소 함량과 사료 원료 조성 변화에 따른 성공적인 사료 전환을 가능케 합니다.
특히, 입붙이기 사료의 급여는 포유자돈 구간에 접목해야 하며 이유시점에는 반드시 동일하게 입붙이기 사료를 급여해야 합니다. 핵심 포인트는 바로 고품질 입붙이기 사료의 급여입니다.
자돈의 소화 생리에 기반으로 설계가 반영된 고품질 입붙이기 사료를 포유자돈부터 접목해야 만족할 만한 성과로 이어집니다. 많은 실험 결과를 요약해 보면 입붙이기 사료의 급여를 통한 이유체중 증가는 평균 500g 정도로 확인됩니다.
궁극적으로 입붙이기 사료의 급여는 모돈과 자돈 모두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입니다. 포유자돈의 입붙이기 훈련을 통한 유익한 이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급이기에서 사료 먹는 방법 훈련
▶물을 먹는 방법 (사료 + 물의 비율) 학습
▶장관을 가루 사료에 익숙하게 적응
▶사료를 소화하기 위한 소화효소의 발달 자극
▶식물성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대처
▶이유 후 빠른 섭취 적응을 통한 성장 정체 극복
고품질 입붙이기 사료야말로 이유자돈을 위한 진정한 이유식인 것입니다. 설사 저감에도 훌륭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자돈 1호 사료 구간에서 설사 발생은 극히 드문 예입니다.
3. 새로운 사료 설계 기술 – 장내 발효성 단백(Fermentable Protein)?
장내 발효성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개념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Fermentable Protein'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소장에서 충분히 소화·흡수되지 못한 단백질이 맹장 이후 단백질 발효로 나타나는 현상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미소화 단백질로 인한 장내 발효는 장내 건강과 분변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합니다. 단백질 함량은 높으면서 소화율이 낮은 원료의 경우 결국 대장에서 원치 않은 발효가 진행됩니다. 이때 발효 산물로서 BCFA(Branched Chain Fatty Acid, 분지 사슬형 지방산)와 암모니아의 농도가 증가하여 장내 유해균의 증식이 늘어나게 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실제로 미생물 균총의 경우 유의적인 변화가 확인되기도 하였습니다. 설사 저감에 도움을 줄 수 있고, 향후에 많은 실험적 검증과 자료가 구축되면 활용도는 증가할 것입니다.
4. 병원성 미생물의 타겟 명확화 – 난 한 놈만 패 !
항생제가 장내 균총의 안정화와 설사 억제 등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이제 더 이상 항생제에 의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친환경, 동물복지, HACCP 등 수의사 처방의 규제 대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병원성 미생물을 타겟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 즉, 박테리오파지의 고도화 및 상용화입니다. 박테리오파지는 특이점이 많습니다.
▶세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사람 및 동물 세포에 영향이 없으며, 교차 감염도 없습니다.
▶병원성 세균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병원성 세균에 한번 침투하면 신속한 사멸이 가능합니다.
▶식품산업에서 미국 FDA 안전성을 입증하였습니다.
박테리오파지는 항생제나 생균제의 특성과 비교하면, 어쩌면 서로의 장점을 모두 취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향후에도 박테리오파지에 대한 연구 개발과 효능 향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설사 저감 대책은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점적이면서, 최근에 부각되는 새로운 기술 위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 '면역과 성장, 번식 기능을 저하시키는 곰팡이독소, 톡신 저감 솔루션'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
▶1편. 생산성 향상·질병 예방은 물론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로!(바로가기)
▶2편. 민원 해소에 도움을 주는 냄새 저감 솔루션(바로가기)
▶3편. 냄새관리의 기준이 되는 암모니아(NH3) 저감 솔루션(바로가기)
▶4편. 한치의 분석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강력한 처벌 대상, 중금속 저감 솔루션(바로가기)
▶5편. 자돈사료 내 설사 방지 목적인 산화아연의 저감 대책(바로가기)
▶6편. 이유 후 성장 정체 극복을 위한 핵심기술, 설사 저감 솔루션(바로가기)
▶7편. 면역과 성장, 번식 기능 저하를 유발시키는 곰팡이독소, 톡신 저감 솔루션(바로가기)
▶8편. 혹서기 고온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폭염 탈출 솔루션(바로가기)
▶9편. 가축분뇨의 자원순환농법을 위한 유기물 배출 저감 솔루션(바로가기)
▶10편.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