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 모돈(이하 '다산이')을 관리하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돼지가 달라지면 농장의 모든 것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다산이는 과거에 비해 섬세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사양관리나 영양관리에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영양공급도 분명히 뭔가는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제일 비싼 제품으로 먹이면 되는걸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산성 모돈은 번식생리와 영양소 요구량에 적합한 영양공급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스펙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 다산이를 맥시맘으로 만들 코칭 기술 몇가지를 알아볼까요?
( ※ 맥시맘: '유전능력이 극대화 된 다산성 모돈'을 일컫는 말로 팜스토리도드람B&F 맥시맘프로젝트에서 제시한 용어)
1. 다산성 후보돈은 충분히 준비가 됐을 때 투입해야 합니다.
후보돈은 우리 농장의 내일을 책임질 소중한 자산입니다.
임신-포유-이유-발정-종부라는 회전을 반복하는 다산이는 과거에 비해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합니다.
1회전 생산성이 커졌다는 것은 다산이의 몸에 걸리는 부하도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다산이가 부하가 커진 싸이클을 제대로 소화해 내려면 탄탄한 몸상태가 필수적입니다.
때문에 다산이는 후보돈 단계부터 탄탄한 몸상태로 번식 사이클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종돈 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산성 모돈의 경우 기본적으로 초교배일령 250일 이상, 초교배체중 150 kg 이상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과거 번식돈들과는 출발부터가 달라진 것입니다.
다산이의 초교배 일령과 체중을 크게 가져가는 것은 면역력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다산이는 개량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체지방이 줄어 들었습니다.
체지방은 면역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동물은 지방의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 에너지는 체지방을 연소시켜 동원하게 됩니다.
따라서 에너지 저장량이 부족한 다산이는 아무래도 면역적 측면에서는 불리하겠지요?
(생산성 향상이라는 큰 것을 얻었지만, 면역력이 저하라는 희생도 따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지방 세포가 면역 반응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면역력에 대한 지방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습니다.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도 체지방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교차가 커지면 체열 손실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체지방이 감소하고 결국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모돈들의 등지방은 산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얇아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다산이는 더더욱 첫 교배 시 최대한 등지방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쓸수 있고 생애동안 최고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다산이는 후보돈 단계에서 덩치만 컸지 과거보다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순치 시킬 때 질병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어야 하겠습니다.
2. 다산이는 섬유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산성 모돈에 대해 논할 때 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급이 프로그램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다산성 모돈을 경험해 본 분들이 매우 궁금해하고 힘들어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과연 번식돈 급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영양학적으로 볼 때 번식돈 급이는 임신돈과 표유돈에 대한 급이량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임신돈은 모돈의 체형 회복과 태아 성장을 목적으로 영양소를 공급하게 됩니다.
따라서 임신돈 단계에서는 생각보다 영양소 요구량이 높지 않기 때문에 급이량을 낮추게 됩니다.
다산이의 등지방이 얇음을 걱정하여 임신돈에게 사료를 많이 주게 되면
과비로 이어져 분만 사고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사료비가 불필요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임신돈 단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전 포유시기때 섭취량을 극대화시켜서 괜찮은 몸상태로 이유시키는 것입니다.
이유시점에 몸이 많이 축난 상태라면 임신기에 체형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증량시켜야 하지만, 이는 차선책에 불과합니다. 특히 다산이에게는 말입니다.
이전 포유기때 몸까짐이 너무 심했다면 그 때는 모든 것이 늦은 것입니다.
뒤늦게 임신기에 사료를 늘려 주어 체형을 겨우 맞출 수 있을지 몰라도 태아의 성적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여러 이유로 임신구간의 섭취량이 높아졌다면, 정작 섭취량이 높아야 하는 포유구간에 섭취량이 따라주질 못하게 되어 악순환의 싸이클로 접어들기 쉽습니다.
임신사를 둘러보다보면 가끔씩 철창을 정신없이 물고 빠는 임신돈을 쉽사리 만나게 되는데 왜 그런걸까요?
미네랄이 부족해서 일까요?
불쌍하게도 이는 정형행동(Stereotypic behavior)이라고 불리는 증상으로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보기도 합니다. 즉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인간이 임의로 임신돈 사료를 최소치로 제한하다 보니 늘 배가 고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염원(생산성 극대화)과 다산이의 염원(배고픔 해결)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그 해답은 바로 '충분한 섬유소 공급'입니다.
섬유소 함량을 높여주면, 모돈의 공복감을 달래주고 변비도 예방됩니다.
섬유소는 또다른 중요한 역할은 임신돈의 대사과정을 안정화시켜
뱃속 태아의 성장을 도와 신생 자돈의 품질을 향상시켜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섬유소도 다양한 품질이 있으니 제대로 된 섬유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포유돈은 섭취량, 섭취량, 섭취량 입니다.
다산이는 키워내야 하는 자돈이 많아졌기 때문에 어미는 젖을 더 만들어야 합니다. 다산이가 자기몸을 지켜내면서 자돈들도 잘 키워내려면 더 먹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포유기 다산이의 핵심은 첫째도 섭취, 둘째도 섭취, 셋째도 섭취 입니다.
포유돈의 섭취량을 시원하게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다산이의 몸과 과거보다 작게 태어난 자돈들도 예쁘게 키워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말이 쉽지 포유기간 섭취량을 올리기가 결코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옛날처럼 하루에 두 번만 급이해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최대한 많이 먹일 목적으로 분만초기부터 사료를 팍팍 늘려주어서는 곤란합니다.
섭취량 극대화는 결국 포유기간 전체에 걸친 총 사료 섭취량을 말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급이 방법을 제안합니다.
아래 A, B, C의 세 가지 급이 프로그램을 보시겠습니다.
위의 세 가지 급이 프로그램 중, 면적이 가장 넓은 것은 높이가 가장 높은 C 입니다.
평소 알고 있던 것과 좀 다르지요?
포유구간의 총 사료섭취량은 피크 섭취량이 높을수록 증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분만 후 14일동안 서서히 사료를 증량 시키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피크기 사료량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산차가 낮을수록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1) 다산성 후보돈은 충분히 준비가 됐을 때 투입하자
2) 다산성 임신돈에게는 섬유소를 충분히 공급하자.
3) 다산성 포유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사료섭취량을 늘려주자.
지면 관계상 몇 가지만 언급했습니다만, 여러 경로로 더 많은 말씀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4편에서는 다산이 후대 자돈 관리에 대한 코칭 기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번째 칼럼에서 이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