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브라이트 연구소'는 우리에게 '구제역'으로 익숙한 국제연구기관입니다. 이 연구소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 백신 개발에 필요한 '단백질'을 찾았다는 소식입니다.
퍼브라이트 연구소는 지난 19일 돼지에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ASF 단백질을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들 단백질을 이용해 전세계 양돈산업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는 ASF로부터 양돈산업을 지켜낼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면역학 분야 저널(Frontiers, 바로가기)에 발표된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확인된 단백질을 포함하는 백신을 접종 후 일부 돼지에게 독성이 있는 ASF 균주가 투여될 경우 혈액 내의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 백신이 돼지에게 ASF로부터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물론, 백신 개발까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연구팀의 책임자인 Chris Netherton 박사는 "ASF 바이러스는 150 가지 이상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 어느 것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번에 돼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단백질을 확인했으며, 돼지가 악성 ASF 균주로부터 보호되도록 백신 성분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미국 등에서 ASF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바이러스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고, 돼지 면역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정도가 부족합니다. 불활화 백신은 효과가 적고, 약독화 백신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아주 많은 실험이 필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퍼브라이트 연구팀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벡터 백신입니다. 돼지에 해가 되지 않는 바이러스에 ASF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백신 효과와 함께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합니다.
한편 퍼브라이트 연구소는 ASF에 대한 항바이러스 제제 개발에도 나섰습니다. 지난달 벨기에의 ViroVet과 파트너십을 맺고 AIDS 치료제와 같이 ASF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아 임상증상과 확산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