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덴마크 달룸농대 교육 기회를 접하게 되어 페이스북에 올린 몇 장의 사진과 글이 화근이 되었다.
느닷없이 인터넷신문 '돼지와 사람' 편집진으로부터 덴마크 탐방기에 대한 기고 요청이 날라온 것이다. 그렇잖아도 밀려들고 쌓이는 업무를 생각하면 적당히 핑계를 대야 마땅하지만 나름 예전에 빚(?)을 좀 졌던 일도 있던 차에 '거절 장애 증후군'이 재발했다.
일단 내용은 크게 고민하기 보다는 지난 1주일 간 보았던 것들, 기억나는 것들을 바쁜 독자 분들이 읽기에 부담 없는 수준에서 짤막짤막한 시리즈로 기고하기로 했다.
기고글의 제목으로 정한 ‘알쓸신돈’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통방통한 양돈 이야기’의 줄임말이다. 앞으로 그리 정교하거나 체계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것저것 별 도움 안 되는(?) 남의 나라 돼지 키우는 얘기를 두서 없이 올려볼까 한다.
덴마크는 누구나 알다시피 세계 최강의 양돈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고 우리와는 비교되기를 거부하는 신통방통한 나라다. 필자는 과거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등 유럽의 양돈을 접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유독 덴마크는 세미나나 매체를 통한 간접 경험 외에 직접 가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곳이었다.
마침 지난 8월 6일부터 13일까지 심수보 박사님(전북대학교 초빙교수, 동물영양학 박사, 010-8768-9800, sooboshim@naver.com)께서 진행하는 달룸농대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좋은 공부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달룸농대는 130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농업 관련 교육기관으로 교육을 무엇보다 중요시 하는 덴마크의 양돈을 지금의 성공으로 이끌어 왔다. 달룸농대 웹사이트는 구글(Google)을 통해 한글로 자동 번역이 되는 주소가 있으므로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둘러보시기 바란다. (달룸농대 한글 웹사이트 바로가기)
달룸농대는 술 마시고 놀기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이 공부하기에는 딱 좋은 곳이다. 맥주 한잔에 우리 돈으로 1만원은 기본이고 버스 한 구간 가는 것도 5천원, 외식은 인당 10만원은 써야 생색이 나는 살인적인 물가에 밖에 나가더라도 밤 늦게 만취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현재 100만두의 모돈으로 연간 3,200만두 이상의 돼지를 생산하고 있고 그 중 90%가 수출이 되고 있는 나라이다.
양돈농장의 근로자들은 보통 7시에 출근하여 오후 3~4시면 퇴근을 하고 주 35시간을 일한다. 시급은 보통 170크로네(한화 약 3만원)로 우리나라 최저임금(6,470원)의 4.6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덴마크의 돈가는 2015년부터 생체 100kg당 125~150 US달러(한화 14.5만원~18만원) 남짓 수준의 저돈가가 지속되어 오다가 최근 들어 유럽의 중국 수출 확대와 함께 약 170 US달러(한화 약 20만원) 전·후 수준으로 오르는 추세이다.
이러한 양돈장의 근무 조건과 투자가 불가능할 정도로 형편 없는 돈가는 우리나라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상황임에도 아무리 시스템이 좋다고 한들 어떻게 국가 평균 PSY 32.2두가 가능한 것인지 참으로 신통방통한 일이다.
앞으로 필자가 기고하게 될 내용들 중 어디에선가 그 엄청난 성적의 비밀이 조금이나마 나타나 주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로 덴마크는 한반도의 약 5분의 1 크기에 55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 아담한(?) 나라지만 경제 규모는 결코 적지 않아서 국민 1인당 GDP가 5만 달러가 넘고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덴마크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만큼 특권의식이 없고 일을 잘 하기로 유명하며 정치, 경제 등 사회 전체가 투명하게 운영된다. 노보노르디스크, 머스크, 레고 등 수많은 세계 1등 기업을 배출하였으며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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