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돼지고기가 부족한 국가다. 그래서 소비량의 약30%를 수입해서 먹어야 한다. 특히 삼겹살과 목살 부족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삼겹살 자급률은 50% 내외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식량 자급률을 고려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규제정책은 지양하고 양돈업 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월 돼지고기 수입 검사물량은 2만7천790톤으로 전년 동월 2만9천700톤에 견줘서 6.5% 줄었다. 그러나 삼겹살 수입은 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3월은 1만4천 톤을 기록, 전달보다 무려 32.3% 늘었으며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7.7% 많았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에서 가장 크게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삼겹살이다.
한돈 산업에서 삼겹살과 목살의 위치
우리 한돈 산업에서 삼겹살은 효자품목이다. 규격돈 115kg 1두를 도축하면 정육이 대략 53kg 정도 생산된다.[표1] 그 중에서 삼겹살과 목살 생산량은 15kg 정도로 두당 생산량 점유율은 약 28.5% 내외다. 그러나 이 두 품목의 매출액 비율은 약 55%에 달한다.
즉 삼겹과 목살이 한돈 육가공 산업의 근간이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한돈의 목살과 삼겹살의 품질향상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표 1] 비육돈 1두에서 생산되는 부분육 비율
삼겹살과 목살의 품질 문제
▶[사진1] 냉도체 등급판정 근간지방 측정 위치
다산성 종돈 보급이 확대되면서 삼겹살과 목살의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불평들이 돈육가공업계에서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돈육가공 현장에서 삼겹살의 탄력성 저하, 과지방 발생, 목살의 마블링 감소 등 소비자가 섭취했을 때 맛과 관련되는 문제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특별한 보고서나 명확한 자료로 제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계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삼겹살에서 두께가 얇고 탄력이 부족하다는 육가공업계의 의견은 근간지방 두께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에서는 냉도체 등급판정을 할 때 늑골 4~5번 절개면에서 넓은등근과 몸통피부근 사이의 넓이를 근간지방으로 측정한다.[사진1] 그러므로 근간지방 측정 자료의 분석을 통해서 삼겹살의 탄력성 문제나 과지방 문제를 예측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블링과 근간지방의 상관관계
▶[사진2] 등심근의 마블링(근내지방도) 지수
국내 돈육의 등심근 마블링(근내지방도) 지수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사진2] 특이한 점은 축평원의 냉도체 등급판정 자료를 분석해 보면 [그래프1]에 나타난 것처럼 마블링 지수가 높을수록 적정한 근간지방(6~14mm) 출현율이 높게 나타난다.
특히 마블링 지수가 NO.4~NO.5 일 경우 삼겹살에서 적절한 근간지방 출현율이 90% 이상 되어 삼겹살의 품질개선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그래프 1] 마블링과 근간지방 6~14mm 출현율(%)
상대적으로 마블링이 매우 부족한 NO.1 에서는 바람직한 근간지방(6~14mm)출현율이 57.7% 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즉 마블링 지수가 NO.1 도체는 근간지방 부족과 저탄력 삼겹살 생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마블링 부족은 육탄력성 저하요인
최근 생산되는 삼겹살은 과거에 비해서 육탄력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육가공 업계의 불평들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체등급 판정 기준에서 출하 체중과 등지방 두께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등지방 두께와 체중을 늘리는 것은 경제성에서 매우 민감한 부분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도체등급 기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고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등지방 두께 상승은 과지방 삼겹살 출현율이 높아질 우려성도 제기된다.
▶[그래프 2] 마블링과 근간지방 5mm 이하 출현율(%)
[그래프2]에서 마블링이 NO.1일 때 근간지방이 부족한(5mm이하) 도체가 42.2%나 된다. 삼겹살의 근간지방이 부족하면 육탄력성이 떨어지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에 마블링이 NO.4~NO.5인 도체에서는 근간지방 부족현상이 5.9~8.9%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삼겹살의 탄력성 문제를 등지방 두께와 출하 체중에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마블링 증가 방안에서 해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마블링 지수 NO.4~ NO.5는 과지방 우려가 없을까?
지금까지 마블링이 높아지면 근간지방이 잘 형성되어 육탄력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마블링이 높을수록 과지방 발생의 우려성은 얼마나 될까?
[그래프 3}에서 보면 근간지방 15mm 이상인 과지방 현상은 마블링 지수가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마블링 지수가 NO.1일 때는 과지방의 우려가 0.1%로서 거의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과지방 발생을 최소화 하면서 적절한 근간지방 관리 포인트는 어떻게 될까?
▶[그래프 3] 마블링과 근간지방 15mm 이상 출현율(%)
마블링 NO4~5 일 때 등지방 25mm 이내 관리
▶[그래프 4] 마블링과 과지방 15mm 이상 출현율(%)
[그래프4]를 보면 등지방 두께가 20mm~25mm 일 때는 마블링 지수가 NO.4~NO.5일지라도 과지방은 문제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마블링을 높이면서 등지방 두께를 25mm 이내로 관리하면 삼겹살 과지방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그래프5]를 보면 근간지방 부족으로 발생하는 삼겹살의 저탄력성 문제도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 되었다.
▶[그래프 5] 마블링과 근간지방 5mm 이하 출현율(%)
한돈의 차별화 방안과 마블링 증가
마블링을 증가시키려면 일반적으로 등지방 두께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마블링 증가는 육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생체 상태에서 마블링 측정 기술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돈 품질 향상을 위하여 두록 돈군만이라도 마블링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 육종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입돈육 대비 한돈의 차별성, 혹은 우수성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내세울 만한 차별성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만들어가야 한다. 마블링이 우수한 돈육을 생산하는 것은 차별화 전략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고문은 부경양돈농협 7월호와 피그앤포크 8월호에도 출판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