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에 빠르면 올해 11월 ASF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같은 발표는 지난 25일 부경양돈농협(조합장 이재식)이 주최한 'ASF 방역 세미나'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부경양돈농협이 강원대 수의과대학과 협력해 진행한 ‘경남 ASF 발생 위험도 분석 및 확산 차단 대응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해당 연구는 ASF가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토착화 되고 있는 과정에서 경남지역 양돈농가들과 관계기관이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구체적인 논의의 틀을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는 경상남도와 김해시 소속 방역 관련 공무원을 비롯해 부경양돈농협 조합원, 양돈 관계자, 임직원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큰 관심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박선일 교수는 국내 ASF 발생 양상과 역학적 특징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멧돼지 관련 미흡한 대응 조치를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박선일 교수는 먼저 "ASF가 2019년 9월 경기북부에서 국내 처음 발생한 이래 현재까지 감염 야생멧돼지 발생지역은 계속 남하하며 2023년 8월 경북 안동, 영덕까지 이르렀다"라며, "발생 초기에는 야생멧돼지에서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2023년 접어들어서는 연중 발생하는 패턴으로 변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교수는 "지금까지의 국내 ASF 발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상남도로 ASF가 유입되는 시점은 이르면 올해 11월, 늦으면 내년 5월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거창군과 합천군으로 ASF가 최초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무분별한 총기포획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예측한 (유입) 시기보다 더 빠를 수 있어 (농장 차단방역 강화, 멧돼지 서식밀도 감축, ASF 예찰 민감도 향상 등) 선제적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진 발표에서 돼지와사람 이득흔 편집국장은 ‘우리나라 ASF 관련 10가지 질문’이라는 주제로 ASF로부터 내 농장과 한돈산업을 지키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이 국장은 "오는 9월이면 ASF가 발병한 지 만 4년이 되며, 그동안 많은 변화와 피해를 한돈산업에 가져왔다"라며, "한돈산업이 지금부터라도 국내 ASF는 상재화에 이어 전국화 단계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산업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제 발표에 앞서 부경양돈농협 이재식 조합장은 인사말을 통해 “ASF 전파 매개체인 감염멧돼지의 사체 발견 장소가 계속 남하하면서 경남지역도 더 이상 ASF 안전지대가 아니라 판단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연구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라며, "ASF 차단방역에 양돈농가 스스로 더욱 힘써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경남도청 강광식 동물방역과장은 격려사를 통해 “부경양돈농협이 경남지역 ASF 발생 위험도를 낮추기 위한 연구사업을 시행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양돈인 스스로 자구적 방역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고무적인 모습"이라며, "경남도와 관계 기관들도 ASF 차단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