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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통제 실패했다....이제 백신을 준비할 때다

강원도 영월, 양양 확산으로 ASF 전국 확산 기로...정부 백신 도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10일 기준 대내외적인 대한민국의 ASF 발생 상황 945건(일반돼지 16건, 멧돼지 929건)

발생시·군 14곳(강화, 김포, 파주, 연천, 포천, 가평, 화천, 양구, 고성, 춘천, 철원, 인제, 영월, 양양)

 

우리나라 ASF 사태가 어제인 10일부로 482일째가 되었습니다.

 

 

2019년 ASF 발생초기 정부는 261농가의 돼지 45만두를 살처분·도태하면서 상황을 빠른 시간내 종식하려 했지만, ASF 사태는 여전히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멧돼지 통제에 처참하게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영월과 양양으로의 추가 확산으로 이제는 ASF가 상재화를 넘어 전국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입니다. 마땅히 이를 막을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앞서 한돈산업은 오래전부터 ASF의 전국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주장해 왔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1월 30일에 대한한돈협회는 "발생시·군 이남지역의 멧돼지 제로화를 추진해 ASF 멧돼지 남진을 막을 것"을 촉구하며 경기남부 4개 시·군과 강원남부 6개 시·군을 잇는 광역수렵장 확대 운영과 수렵인 총동원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 후 강원도 영월과 양양에서 잇달아 ASF 감염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면서 이마저도 공허한 주장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전개되던 강원지역의 총기포획이 멧돼지의 인위적 확산 가능성을 이유로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재개가 불투명합니다. 

 

정부는 대신 멧돼지 포획틀과 덫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포획틀과 포획덫을 이용한 개체수 조절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포획 효과가 수렵에 비해 크게 낮은 이유입니다. 

 

 

최근 강원도의 멧돼지 포획 자료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19년 10월 12일 이후부터 8일까지 전체 멧돼지 포획두수는 29,651두입니다. 이중 수렵과 포획틀·덫으로 잡은 개체는 각각 27,695두(93%), 1,956두(7%)입니다.

 

3만 두에 가까운 전체 포획두수 가운데 97%가 총기로 잡은 것이고, 포획틀과 덫으로 잡은 개체는 불과 7%입니다. 포획틀과 덫만으로는 개체수 조절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발생지역 남쪽에 동서로 잇는 광역울타리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을 포기한 듯 보입니다. 

 

현재의 멧돼지 관련 상황을 요약하면 '총기로 멧돼지를 잡자니 인위적인 확산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고, 포획틀이나 덫으로 대신하자니 개체수 감소 효과가 적어 빠른 시간 내 멧돼지의 개체수가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방향은 결국 '농장의 차단방역' 지원입니다. 다른 하나가 있습니다. 'ASF 백신'의 도입입니다.

 

 

멧돼지 통제 실패로 ASF가 전국 확산의 기로에 선 마당에 정부는 ASF 백신의 개발 및 해외 백신 국내 도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치 돼지열병(CSF)이나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말입니다. 

 

ASF 백신은 현재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서 개발이 한창입니다. 개발 속도 또한 아시아와 유럽의 ASF 확산으로 인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상용화된 ASF 백신 출시 소식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상황입니다. 

 

강원대학교 박선일 교수는 "ASF 상재화가 현실화되는 시점에서는 백신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존의 전역적 멧돼지 개체수 감소보다는 농장 발생의 위험을 경감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지역단위 개체수 조절은 여전히 병행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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