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사육돼지 ASF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1월 16일 강원도 강릉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불과 20여일 만인 이달 7일 경기도 화성까지 총 9곳의 농장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당국과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까지의 올해 ASF 상황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9건으로 지난해 전체 발생건수인 6건을 이미 가뿐히 넘어섰습니다. 또한, 국내 ASF 발생 역사상 2019년(14건), 2023년(11건)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연초부터 이어진 이러한 확산 속도를 고려할 때, 올해 누적 발생건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살처분 규모입니다. 발생건수는 역대 3위 수준이지만, 살처분 돼지의 숫자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발생농장 9곳의 살처분 두수는 약 8만6천 마리에 달합니다. 이는 종전 최악의 살처분 규모를 기록했던 2023년의 6만 마리를 가뿐히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강릉(2만 마리), 영광(2만1천 마리), 고창(1만8천 마리), 포천(1만6천 마리, 2곳 합계) 등 대형농장이 잇따라 바이러스에 뚫리면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탓입니다.
여기에 추가 확산 조치로 시행된 창녕(1농가, 인접)과 화성(2농가, 가족농장) 지역의 예방적 살처분(약 4,천5백여 마리)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약 9만1천 마리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달 국가데이터처가 밝힌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전체 돼지 사육두(1,079만 2,000마리)의 약 0.84%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까지의 살처분 물량이 전체 사육두수의 1% 미만인 만큼, 국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설 명절 수요와 공급망 혼란, 농가 고충 등을 감안해 이동제한 대상 농장(방역대, 역학)에 대한 조건부 조기출하를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돼지출하가 늘면서 급등하던 가격이 빠르게 안정세를 취하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올해 ASF 사태의 향방은 추가 확산을 얼마나 빨리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살처분 두수를 기록 중인 가운데, 농장의 방역수준을 높이는 노력과 정부의 정교한 방역행정이 맞물려 역대 최다 발생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