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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취임사를 살펴보다

취임사에 상시적인 가축질병 문제 근본적 해결책 마련, 청탁금지법 개정,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등 언급

지난 4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수장으로 김영록 장관이 취임했습니다. 



취임식 이후 바로 경북 우박 피해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장관직을 시작한 김영록 장관은 앞으로 농업과 축산업 등 곳곳에 산적한 굵직굵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날 취임사에서 김 장관은 쌀값 회복에 이어 가축 질병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두 번째 우선 과제로 언급하며 상시화되고 있는 가축질병에 대해서 제대로 된 근본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365일 사전적이고도 상시적인 긴급 방역 대응 체계를 갖출 것임을 덧붙였습니다. 


김 장관은 청탁금지법과 관련하여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며 농축산물을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가액기준을 상향하는 등 가능한 추석 전까지 농업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개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장관은 중장기적으로 농업.농촌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우리 축산환경에 맞는 동물복지 기준을 마련하고, 인증 농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농림축산식품부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에서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모든 정책 결정에 있어 토론을 통해 생각을 결집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최선의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농업인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유관기관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 김영록입니다.


이 자리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우리 농업ㆍ농촌이 대단히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동시에, 그동안 농촌 현장에서 느껴온 우리 농업과 농촌, 식품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정책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생깁니다.


저는 지난 1978년 공직을 시작한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에서 다양한 행정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제18대와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정 현안에 대한 농업인과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6년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및 간사로 활동하면서 농업과 농촌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찾고자 노력한 바 있습니다.


돌아보면 보람 있는 기억이 많습니다. FTA 대책으로 FTA 피해보전직불제의 발동기준을 완화하고 보전비율을 상향했을 뿐 아니라, 밭직불제를 최초로 도입하고 농업용 면세유 기종에 농업용 1톤 트럭을 추가하는 등 농업인 영농 지원에 앞장섰습니다. 


법안 발의를 통해 8년 동안 묶여 있던 쌀 목표가격을 인상하고, 농지법 개정을 통해 농지임대차 최소기간을 3년으로 명시하는 등 농업인 권익 보호에도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습니다. 도농간 소득격차가 여전히 크고, 농업소득은 천만원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습니다.

농업예산 증가율도 국가예산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현실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을 보면서, 농업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우리 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절치부심(切齒腐心)의 각오와 노력없이는 농업을 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 농업ㆍ농촌은 시장개방 확대, 인구 감소 등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한미 FTA 관세가 2026년에 철폐되는 등 본격적인 시장개방에 직면해 있고, 40세 미만 농업경영주가 1.1%에 불과할 정도로, 이제 농촌에서 젊은이를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쌀값이 12만 6천 원대까지 떨어지고, 2014년부터 4년간 AI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례 없는 가뭄과 우박까지 더해져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태산같다고 느낍니다.


이렇듯 어려운 시기에 우리 농업과 농촌, 식품산업을 발전시키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농정의 대개혁이 필요합니다. 저는 우선 당면한 현안문제 해결과 개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쌀값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습니다.


올해 신곡 수요를 초과하는 수준 이상의 물량을 시장에서 조기에 격리하고, 이에 대한 정부 내 의사결정과 발표 시기도 앞당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수확기 이전 사료용벼 전환, 쌀 해외 원조 등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또한, 내년부터 강력한 생산조정을 통해 생산과잉을 원천 차단하여, 조기에 쌀값을 회복하고 안정시키겠습니다.


둘째, 상시화되고 있는 가축질병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근본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관행적인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근원적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불이 난 곳에 소방차가 즉시 달려가듯이 AI와 구제역이 연중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가축질병에 대해서도 365일 사전적이고도 상시적인 긴급 방역 대응 체계를 갖추겠습니다. 


셋째, 가뭄 문제에 대해 미봉책이 아닌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기후변화 영향 등을 심층 분석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물이 풍부한 지역과 부족한 지역의 수계를 연결하는 수계별 종합 물관리시스템과 같이 기상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항구적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자연재해로부터 농가를 보호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나 시책은 과감히 개선하겠습니다. 재해보험 상품을 현실에 맞게 보완하고, 보장수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재해 복구비 단가도 현실화가 필요합니다. 이렇듯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꼼꼼히 따져, 고칠 부분은 즉시 개선하겠습니다. 


다섯째, 청탁금지법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우리 농업인들이 절박하게 느끼는 문제인 만큼, 농축산물을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가액기준을 상향하는 등 가능한 추석 전까지 농업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개선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축산계열화 업체와 계열 농가 간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겠습니다. 생산ㆍ유통 단계별로 닭고기 가격 공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계열농가와 소비자를 함께 보호하겠습니다. 계열화 업체의 방역책임을 명문화하고 사회적 책임도 강화하겠습니다. 


이러한 현안 대응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농업ㆍ농촌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첫째,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부응하여 소득안전망을 확충하겠습니다. 직접지불제는 농업ㆍ농촌의 공익적 기능 증진과 농가소득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확대ㆍ개편해 나가겠습니다.


가격 등락이 심한 밭작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가의 적정가격을 보장하는 생산안정제를 강화하는 한편, 주산지협의회 및 품목별 조직 등 생산자조직을 적극 육성하고 의무자조금 도입을 확대하여 주요 농산물의 사전적 수급안정을 도모하겠습니다.


둘째, 농업을 지속가능한 생명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청년농업인의 영농정착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산업,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의 신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우리 농업이 질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친환경 직불 단가를 인상하고 지역단위의 환경보전 활동을 지원하는 등 친환경 농림축산업을 적극 육성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축산환경에 맞는 동물복지 기준을 마련하고, 인증 농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셋째, 누구나 살고 싶은 문화ㆍ생태ㆍ복지 농촌을 건설하겠습니다. 거점별로 의료ㆍ교육ㆍ교통 등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복지와 기초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생태, 경관, 문화 등 농촌의 고유한 특성을 보전하고 발전시켜, 농촌을 아름답고 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넷째,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해 국가 차원의 푸드플랜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국가 및 지역 단위 푸드플랜 수립을 통해, 농축산물 품질관리, 국민 영양, 식생활 개선 등에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순환형 생산ㆍ소비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또한, 식품ㆍ외식산업을 새로운 추세와 변화에 맞게 적극 육성하여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워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4차산업 혁명기술을 농업의 생산ㆍ유통ㆍ가공 등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업을 미래의 블루오션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을 확대하고, 종자, 생명소재 등 농업과 관련된 산업을 육성하여 농업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한편, 농업분야 벤처창업 활성화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 가족 여러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유관기관 가족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 농업ㆍ농촌을 위한 현장 중심의 개혁 농정을 펼칩시다.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재해복구비 지원, 농작물 재해보험 등 현장에서 애로를 호소하는 정책들이 많습니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그동안 판박이식 대책을 반복했던 것은 아닌지 농업인의 입장에서 꼼꼼히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혁해 나갑시다.


우리 농림축산식품부가 그동안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농정이 변했다, 농정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농정의 일대 혁신을 이룹시다. 그리고, 농업인의 뜻을 최우선으로 하는 소통과 공감의 농정을 펼칩시다.


좋은 정책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자세를 낮추고 농업인이나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이 분들의 눈높이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정책 결정에 있어 토론을 통해 생각을 결집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최선의 대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각자 맡은 업무에 대해 열정과 사명감, 자신감을 가집시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원 여러분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농업은 해봐야 안 될 것이라는 패배의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우리 농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농정혁신을 이뤄내야 합니다.


농업을 살릴 수 있는 핵심 주체라는 사명감과 자신감, 열정, 그리고 헌신으로 우리 모두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농업을 위해 함께 뜁시다. 제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겠습니다. 관계부처, 국회와의 소통에도 함께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농림축산식품 가족 여러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농업인의 마음으로 농업ㆍ농촌을 사랑한다면, 우리 농업이 위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도약하고, 농촌은 사람이 돌아오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고향같은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농업이 발전하지 않고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습니다. 우리 농업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합시다.


앞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 식품산업이 그려나갈 새로운 미래를 국민 여러분께서도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고, 고향사랑의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7월 4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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