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가축질병 대응을 둘러싸고 국회의원들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의원들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ASF와 관련해 전국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검사를 반복 실시하는 등 방역 안정화에 집중하고, 구제역도 백신 접종 관리와 예찰·소독 강화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가축 질병 대응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한 구조적·중장기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축산 방역 체계의 근본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축산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가축전염병 방역 체계”라며 “올해만 해도 조류독감 53건, 아프리카돼지열병 22건, 구제역 3건이 발생해 축산농가는 사실상 상시 재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의원은 이어 “현재 방역 정책은 사고가 발생한 뒤 살처분에 의존하는 후진적 방식”이라며 “예비비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방역특별회계를 신설하고 본예산 비중을 확대해 상시 방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최근 배합사료에서 ASF 병원체가 검출된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 대응이 미흡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송 의원은 “사료마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는데 농식품부는 관계기관과 논의하겠다는 수준의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ASF 발생 양상이 야생멧돼지 중심에서 농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면 사료에 대한 ASF 검사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ASF 백신 개발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송 의원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난 7년간 관련 예산이 2억 원에 불과하고 연구 인력도 2명뿐”이라며 “구제역 백신 예산이 69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ASF 백신 연구 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송미령 장관은 “ASF 백신 개발은 BL3 수준의 고위험 병원체 연구시설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정부만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민간과 협력하면서 예산과 인력 확충을 포함해 보다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도 사료 오염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서 의원은 지난 2월 역학조사 결과 사료 시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사실을 언급하며 “현행 사료 검사는 품질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전염병 검사 체계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료 원료의 전염병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별도의 검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돼지 사료의 종간 섭취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안 마련과 현장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올해 ASF·AI·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한 상황을 두고 “유례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위기 대응 인식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임 의원은 “농식품부가 올해 비상단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장관 회의가 두 차례에 불과했다”며 “현재 상황이 비상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또 ASF 발생과 관련해 사료 원료로 사용된 혈액 관리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임 의원은 “혈청에서 ASF DNA가 검출됐고 해당 혈액이 자돈 사료 원료로 사용되면서 발병으로 이어졌다는 보고가 있다”며 “도축 과정에서 혈액이 외부로 반출될 때 별도의 검사 체계가 없어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농가들은 혈액이 외부로 반출되기 전에 반드시 검사를 실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열풍건조 방식 미흡 등을 이유로 업체 책임만 묻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ASF 살처분 보상금 지급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임 의원은 “농가가 바이러스를 유입시킨 것도 아닌데 사료 등을 통해 질병이 발생해도 책임을 농가에 전적으로 묻고 있다”며 “소독약 유통기한 등 사소한 이유로 보상금을 감액하는 사례가 있어 농가들이 불합리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농식품부는 방역 체계를 보완하고 가축 질병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