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한 기업이 돼지고기 배양육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관련 기사). 그런데 대통령 직속기구가 국가식량계획 안건에서 '대체육'과 '세포배양육' 등을 다루지 않기로 해 향후 정부 정책의 변화가 주목됩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는 지난달 22일 제8차 본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르면 농특위는 '대체육(식물성 단백질 등)' 관련 내용은 전면 삭제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대체육과 세포배양육의 생산‧가공에서 '에너지 고(高)투입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낮을 뿐만 아니라 '고(高)비용으로 경제성'도 낮고, 생명윤리성 등의 논란이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동안 세포배양육은 안전성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고, 식물성 대체육은 유전자변형 곡물 사용이나 과도한 염분 함유 등의 문제와 대량 곡식 재배로 인한 환경 부담 논란 등이 있습니다.
또한, 대체육과 세포배양육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축산업의 전후방 산업의 일자리를 초토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축산업 생산자들과의 갈등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대체육 기술개발사업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지난 1월에는 가축의 근육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배양육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싱가포르 정부의 식품 승인을 받았습니다.
싱가포르가 배양육을 식품으로 인정한 배경에는 식량 90%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식량 수급 사정이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과 탄소중립과 같은 기후변화 이슈로 인해 글로벌 식량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생각해 본다면 싱가포르의 결정은 일정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예처럼 앞으로의 국가 식량 계획은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모로 다를 것입니다.
세포배양육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이 소에게 약간의 해초를 먹여 온실가스 배출을 82% 줄이는 결과를 얻은 것처럼 축산업이 꾸준히 연구를 지원하여 환경 부담을 줄여 나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