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촉발된 돼지 A형 구제역 발생 사태는 A형 2차 백신이 한창인 요즘 어느덧 모두의 기억속에 잊혀진 듯 합니다.
사실 당시만해도 A형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돼지농장에서 A형 구제역이 첫 발병한데다가 인근 농장에서 다수의 감염항체(NSP 항체)가 나온터라 일순 대한민국 양돈산업은 '바람앞에 촛불'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이전 구제역 발생 경험상 수백 Km 떨어진 곳에 순차적이나마 동시 다발로 발생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역당국을 긴장시킨 요인은 또 있었습니다. A형 백신 재고와 수급입니다.
당시 이런 비상상황에서 방역에 크게 기여한 제품이 있는데 바로 동방(대표이사 이지훈)의 O+A형 2가 백신인 '아리아백 플러스주' 입니다.
'아리아백 플러스주'는 지난해 9월 정식 국내 판매 허가를 받고 올초에는 방역당국으로부터 상시백신주로 선정되었습니다. 백신의 O형 항원의 경우 2014년 진천의 바이러스와 96.87%, A형 항원의 경우 지난해 연천바이러스와는 99.53%의 유전적 상동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김포 바이러스와는 95.44%의 유전적 상동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렇게 높은 유전적 상동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김포 바이러스가 김포 바깥으로 더 이상 퍼져 나가는 것을 막는데 농가의 빠른 신고, 신속한 방역 정책과 함께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동방의 안용준 부장은 "구제역이 확진된 그 날 밤 늦게까지 경기도 일대에 O+A형 2가 백신을 긴급하게 배송을 완료해 달라는 방역당국의 요청으로 다음 날 새벽 2시에야 퇴근했다"며 "당시 아리아백 플러스를 국가검정이 완료된 상태의 재고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구제역 발생 신고 다음날 발생지 주변 경기도 일대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동방은 O+A형 2가 백신의 공급에 이어 방역당국으로부터 A형 백신의 긴급 요청을 받고 러시아와의 연락에 나섰습니다. 러시아 백신 제조처인 FGBI ARRIAH에 한국의 상황을 알린 후 기존 생산 공정을 중단하고 A형 백신 생산으로 긴급히 전환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안용준 부장은 "당시 사안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터라 러시아를 설득할 때 일종의 사명감이 발동했다"며 "FGBI ARRIAH는 러시아 국가 기관으로서 백신은 계획 생산을 하는데다가 백신을 제조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기 때문에 한국의 A형 구제역 발생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우리의 긴급함을 강조한게 주효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3주 후인 지난달 20일 A형 백신이 국내에 무사히 도착해 전국의 긴급 백신 현장에 투입된 것입니다.
한편 동방은 A형 단일 백신의 추가 수입 계획은 없으며 앞으로는 O+A형 2가 백신인 '아리아백 플러스주' 수입 계획만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방이 갖고 있는 O형 재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현재로선 답이 없습니다. 당분간 O형 백신 정책이 유지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